제목은 거창했다. 하지만 본 포스팅과 아무 관련도 없다. 정치 비판이나 누군가를 추모하는 글도 아니다. 그냥 침묵에 관한 짧은 글이다. 예전의 나는 침묵을 견디지 못했다. 고요함을 견디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침묵을 깨고 항상 말을 건네는 쪽은 내 쪽이었다. 일순간의 침묵도 견디지 못해 아무말이나 꺼낸것이 화가 되어 돌아온 적도 많다. 나는 조용한 침묵의 시간이 너무 어색했다. 그것이 싫었다.
죽은자는 말이 없다. 나한테는 침묵이 죽음이었고 공포였다. 나라는 존재가 하나의 거대한 침묵일지 모른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존재일지 모른다. 자기 비하가 아니다. 모든 것이 그러하다. 말을 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부터 그것에 의미가 생긴다. 침묵을 깨고 대화를 이어나가는 순간부터 관계가 생성되고 무언가 의미가 생겨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자 비로소 꽃이 되었다는 시처럼.
하지만 요즘은 모르겠다. 침묵이 어색하지 않다. 고요함이 깨지는 순간이 싫다. 말잔치로 시동을 거는 게 내키지 않는다. 투머치토커였던 나를 반성한다. 그런 사람들도 자연히 피한다. 피로함의 발로일지 모른다. 말과 정보의 홍수에 빠진 허우적댐일지 모른다. 죽은자는 말이 없지만, 그가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닐지. 침묵이 회피가 아니라 많은 말들 속에 더 많은 것들이 가려지는 것은 아닐지.
한때 다녔던 스피치학원의 교재엔 '침묵은 금이요 웅변은 다이아몬드'라고 적혀 있었다. 아니다. 침묵이 비트코인이라면, 웅변은 라코쯤 될까. 잘봐줘야 대쉬나 모네로 이하일 것이다. 요즘엔 가슴을 울리는 웅변이 너무 많다. 그래서 피곤하다. 잘 짜여진 말이나 설득이 왠지 폭력 같다. 내 논리로 너를 깔아뭉개겠다는 잘 짜여진 각본. 모르겠다. 그냥 말하지 않아도 좋을 때가 있는 것 같다. 이만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