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많이 노출되며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었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프레임이 생겼다. 암호화폐 투자자를 도박중독자와 패가망신이 예정된 불나방으로 보는 시각. 이것이 대중의 시각이다. 나는 내가 그런 시각으로 보여지길 원치 않는다. 그래서 투자 사실을 숨긴다.
사람들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암호화폐를 이해하는 사람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암호화폐 투자자로서 내 모든 관심은 암호화폐이다. 암호화폐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적거나 거의 없다보니 내 관심사를 터놓고 대화하기가 힘들다. 근황을 물으면 투자에 빠져 있는 점, 약간이나마 돈을 만진 점을 숨겨야 한다. 그래서 자연히 핵심 이야기는 뒷전이고, 주변부의 이야기만 하게 된다. 무언가를 숨기기 때문에 솔직한 이야기가 오가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서 암호화폐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벽을 친다. 단단한 철벽은 아닐지언정 무언가 얇은 벽이 생긴다. 그러면서 그들을 무시한다. 사람을 구분하게 된 것이다. 무언가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터놓을 수 있는 사람과 터놓을 수 없는 사람. 그러면서 내가 그들의 우위에 있다고 자부한다.
이들이 사업얘기 일얘기 앞으로의 사회전망 등을 말할 때,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모르는 그들을 자연히 깔보게 된다. 그들이 틀리고 내가 맞다는 게 아니다. 내 안에서의 심상 변화라는 뜻이다. 암호화폐를 아는 이들과 모르는 이들로 사람을 구분하기 시작하며 뭔가 외로워졌다.
나는 고매한데, 너는 우매하다. 우리가 무슨 대화를 할 수 있으랴.
이런 생각에 빠져 다소 걱정이 된다. 암호화폐를 모르는 이들이 결코 우매한 것은 아닐테다. 나또한 투자경력이 길지 않고, 우연한 기회가 아니었다면 그들과 같았을 것이다. 어쩌면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가즈아아아! 라 외치며 가좌역 주변을 배회하다 한강물 수온을 체크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심각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어쨌거나 나는 코인 투자중이고, 이를 내 인생 가장 잘한 일로 여긴다. 하지만 내 자랑과 관심을 숨겨야 한다는 아이러니가 있다. 회식과 송년회로 이어지는 술자리들에서, 약간이나마 외로움을 느꼈다. 동시에 약간의 희열도 느꼈다.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 그나저나 술자리에서 시세창은 그만 확인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