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캠이 판치는 세상이다. 시덥잖은 ICO와 스캠코인이 난무한다. 스캠으로 한 몫 챙기기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구체적인 방법 제시도 없이 뻥카만 뻥뻥 치는 허황된 백서만으로 수백억 눈 먼돈이 마구 몰려온다. 코인들의 80프로가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 스캠이라고 한다. 그런걸 보며 나도 한번 코인을 만들어볼까 싶었다. ICO든 뭐든 해볼까 싶었다.
우리라고 못할 것 있겠는가. 블록체인 업계에선 아직 모두가 초보다. 한번 100억쯤 땡길 계획을 풀어본다. 물론 뇌피셜이며 소설이다.
미국인과 유학파 개발자들을 모은다. 개발 실력은 아무 상관없다. 스펙만 있음 된다. 때론 돈을 주고 이름과 프로필만 빌려도 된다. 이렇게 팀을 꾸려 작당모의 한다. 술 마시며 회의 한다. 취하면 기발한 생각이 잘 나오니까. 허무맹랑한 얘기들도 쏟아진다. 괜찮다. 모두 포함시킨다. 취합해 그럴듯한 백서를 만든다. 물론 구체성은 1도 없다. 어차피 소스는 복붙 할꺼고, 실현 여부는 관심 밖이다. 우리 관심사는 그저 돈이다.
코인 이름과 로고에 신경 쓴다. 비트코인 프라이빗, 비트코인 아톰 같은 비트코인 시리즈도 좋다. 저작권료 따윈 없으며 주목 받을 수 있다. 지저스 코인, 글로벌 코인 같은 개허접한 이름은 피한다. 최대한 쌔끈한 네이밍을 택하며, 로고도 미끈한 놈으로 만든다. 조금 구려도 사실 괜찮다. 추후 리브랜딩을 한다며 호재 떡밥으로 삼을 수 있다.
개허황된 계획을 조심스레 올리고 몇몇 사이트에 광고한다. 잘생기고 그럴듯한 스펙을 가진 얼굴마담도 필요하다. 스스로 해도 되지만, 연기력이 딸리면 어렵다. 후보자 중 사기전과자가 있으면 가산점을 주자. 훤칠하게 생겼으며 말 좀 알아듣는 사람으로 골라 대본을 읽히면 된다.
티나지 않게, 가끔은 뒤로 물러나면서 현재 코인시장은 과열됐다, 거품을 조심하고, ICO 투자시에는 꼼꼼히 따져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그런 투의 인터뷰를 몇 차례 한다. 암호화폐의 앞날을 걱정하며 대안을 모색할 프로젝트로 보이게끔 행동한다.
트위터 아이디를 여러 개 만들어 본 코인에 대한 멘트를 적어 놓는다. 해외 유명 트위터리안, 유튜버들과 접촉해 1이더쯤 주고 언급해달라 부탁하자. 그냥 유망하다는 언급이면 족하다. 이유는 필요도 없다. 기술력이나 실현 가능한지의 여부를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 코인 기술력 좋대’ 라고 말해도 어떻게 좋은지 아는 사람 드물다.
발행량은 적게 만들어 희소성 있어 보이게 한다. 그러면 차후 듣보잡이라 가격이 낮은 것 뿐인데 ‘저평가 됐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수 차에 걸쳐 프리세일을 하면서 지금이 마지막 기회인 마냥 포장한다. 초기 수량이 적어 곧 마감 될 것이라 언급하자. 홈쇼핑 판매 전략과도 비슷하다. 사람들을 달아오르게 만들자. 사실 아무 생각과 계획이 없어도 무방하다. 우리 목적은 코인을 통한 비전 실현이 아니다. 돈이다. 한 몫 챙겨 적당히 빠져야 함을 잊지 말자.
잡코인 만큼이나 많은 개잡거래소에 상장하면 된다. 잡거래소에 1만 달러쯤 주고 상장 시킨다. 그 후 지속적으로 다수의 거래소와 논의 중이라며 트윗과 레딧 상 어필하면 된다. 가끔 업데이트 상황과 메인넷 날짜등을 언급하며 개발하는 흉내만 낸다. 개발되지 않아도 좋다. 메이저 거래소에 상장 되지 않아도 좋다.
이쯤 되면 아마 여권에 찍힌 도장이 많을 것이다. 씀씀이도 헤펴졌을 것이며 시계를 모으는 취미가 생겼을 것이다. 차는 네대쯤 굴릴 것이며 돈을 어떻게 쓸지를 고민할 지경에 이를 것이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즐기면 된다.
여기까지다. 진짜 따라하진 말기를. 뇌피셜이지만, 왠지 많은 코인들이 저런 과정을 지나왔을 것 같다. 비판적으로 써봤고 사실과 다른 부분도 많을 것이다. 아무튼 저런 행위는 분명 나쁜 짓이지만 범죄는 아니다. 어쩌면 이런 이들이 똑똑한 걸지도 모르겠다. 능력이 있어야 가능할 테니까.
스캠도 나쁘지만, 그것을 가능케 하는 묻지마 투자도 바람직한 건 아니다. 아무튼 우리 선량한 스티미언이라면 이러지 말자. 그리고 한탕주의를 경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