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승] 화폐 르네상스, 새로운 문명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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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백서 10주년 기념 릴레이 기고_#5] 김종승 SKT 블록체인사업개발Unit Token X Hub TF장

다섯 번째 글은 김종승 SK텔레콤 블록체인사업개발unit Token X Hub TF장이 보내온 글입니다. 서울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김종승 TF장은 국내 대기업 소속 인사로는 드물게 블록체인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크립토이코노미’ 관련 담론을 이끌고 있습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죽음의 집의 기록>에서 화폐란 ‘주조(鑄造)된 자유’라 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주조화폐에서부터 근대 국정화폐에 이르기까지 화폐의 역사는 거래의 역사이자 커뮤니케이션의 역사, 나아가 인간사회의 역사 전체를 반영한다. 2018년 6월, 런던의 영국 박물관에서 마주친 화폐의 역사, 그리고 “화폐를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다(Communicating through Coins)”라는 표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화폐는 부채와 세금과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정치경제 시스템의 하부 요소로 작동하면서 화폐 그 자체로 사회적 관계를 구성한다. 화폐란 채권과 채무라는 사회적 관계로 이루어진 청구권 또는 신용의 물질적/상징적 표상이다.

주조(鑄造)된 자유

근대 국가를 기반으로 한 화폐 경제의 도래로 우리는 특정한 사물과 장소, 그리고 종속적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비로소 개인성과 자율성을 얻게 되었다. 즉, 화폐는 일종의 추상적 가치이자 사회적 제도가 된다. 나아가 화폐 경제 시스템은 국가라는 화폐 발행 권력을 통해 과거 인격적 관계 기반의 직접적이고 의존적인 사회적 시스템을 해체하고, 국가 주권에 의한 ‘채권과 채무의 네트워크’를 토대로 한 국가 경제 시스템으로 정착되었다.

그렇다면 우리 생활세계의 기본 틀을 구성하는 화폐는 어떤 힘을 가지고 있을까? 화폐를 통해 화폐 보유자에게 신용을 부여한다는 의미는 곧 화폐의 이면에 자리잡고 있는 ‘자유를 부여하는 힘’을 상징한다. 한 시대의 화폐는 화폐 발행권력과 보유자 사이의 계약이자 지키지 않을 수 없는 법질서를 대표한다. 즉 화폐의 기원은 법에 있으며 화폐의 몰락은 사회의 몰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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