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볼 때만 마침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바람이 좀 세게 불었지요.
비가 오는데 바람까지 부니
우산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소 힘겹게 걸어가는 거 같았습니다.
전 오늘 특별히 비바람을 맞지 않아 그런 모습들을 여유롭게 지켜볼 수 있었죠.
시간은 참 빨라서 정말 아주 잠깐만 자고 일어난 거 같은데
어느새 나이는 한살한살 먹어갑니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많죠.
오늘 바람 부는 거리를 걷는 사람을 보면서
잠시 예전의 제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그러니까 왕년에 말입니다.
여기서 왕년은 왕년에 잘 나가지 않은 사람 하나도 없다고 하는 바로 그 왕년을 말합니다.
왕년에는 저도 한참 모양을 내고 다녔습니다.
그 때는 정말 엄청나게 외모에 신경을 썼죠.
외출하기 전에 뭔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옷을 갈아입고
어차피 그게 그거인 머리스타일인데도 거울을 보면서 머리도 다시 한번 만지고 말입니다.
이렇게 한껏 모양을 내고 나갔는데 비바람이 세게 불기라도 하면
정말 그 날은 한마디로 스타일 구기고 마는 거죠.
우산 쓰고 가면서도 앗! 내 머리! 앗! 옷은 왜 이렇게 달라붙는거야.
그리곤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요즘에는 말입니다.
바람이 불면 아! 시원해!
머리카락이 날리면 다시 추스리면 그만입니다.
비록 머리카락이 날려서 산발을 하더라도 말이죠.
옷이 좀 달라붙으면 또 어떤가요.
누가 볼 것이며 또 본들 어떠한가요.
옷도 그렇습니다.
어차피 그 옷이 그 옷인 것을
나름대로 단정하고 편하게 입으면 그만 아닌가요.
아무래도 사람은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버려야 하나 봅니다.
패셔니스타처럼 엄청 가꾸고 꾸미려면 시간을 들여가면서 자유로움을 버려야 하고
자유로움과 시간을 얻으려면 패셔니스타로서의 이미지를 버리듯이 말입니다.
어떤 게 더 좋은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요즘 저는 편한게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