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심각한 길치입니다.
아니, 길치뿐만 아니라 전 방향감각 자체가 아예 없는 거 같아요.
제가 얼마나 심각하냐면
지금 18년째 살고 있는 집을 찾을 때도 헤맬 때가 있어요.
큰 길에서 집으로 가는 길로 들어가려면 몇번째 길인지를 세봐야 하구요.
집에서 걸어서 어디를 갈 때도
어느 골목으로 나가야 하는지 유심히 보면서 찾아가야 하죠.
운전을 할 때에도 이런 것 때문에 힘들 때가 많아요.
가령, 늘 다니던 길에서 갑작스런 공사로 길을 돌아가야 할 경우,
일단 다른 길로 들어서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다시 돌아갈 방법을 알 수가 없거든요.
특히 어떤 건물 안에 있을 때면 방향감각은 전무해집니다.
전 건물 안에서 사람들이 대화 중에
'아, 그 마트?' 혹은 '오, 그 은행?'하면서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는 걸 보면
신기하고 경이롭게까지 느껴집니다.
전 창같은 게 있어서 밖의 건물들을 보지 않고서는
밀폐된 실내에서 도저히 방향을 알아낼 방법이 없거든요.
가끔 전쟁영화를 보면 꼭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상사가 부하군인에게 지도같은 걸 펴놓고
손가락으로 '넌 이쪽, 넌 저쪽' 어쩌구저쩌구 하면
부하들이 알아서 신속하게 이동하는 장면...
전 생각합니다.
내가 전쟁에 나간다면, 그것도 내가 저런 대장으로 나간다면..
내 부하들은 다 죽을거야...라고.
적지로 보내버릴 지도 모르니까..ㅋ
길만 찾으려면 전 바보가 되는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제 생각엔
제 뇌 속에서 방향을 담당하는 어느 한 부분이
분명히 무슨 이유에서인지 손상이 되었거나 아님 태생적으로 부족하거나 한 거 같아요.
요즘 스팀잇을 보면 가뜩이나 길치인 전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큰 길이 양쪽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쪽 길이 옳은지 저쪽 길이 옳은지..
길치인 제가 보기에는 양쪽 다 그게 그거 같은데 말이죠.ㅋ
물론 전 길치라 잘 몰라요.
아무튼 전 그냥 타고난 길치니까
제 앞에 난 작은 길로만 뚜벅뚜벅 가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