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정말 무서운 옛날 얘기입니다.
이야기의 끝이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종국에는 호랑이한테 다 잡아먹히고 말았던 거 같아요.
덜(?) 잡아먹혀도 무서운 얘기인 건 마찬가지입니다.
길을 가다가 호랑이한테 하나씩 신체 일부분을 떼어주다니..
일종의 잔혹동화인 셈이죠.
오늘 떡을 사서 먹었어요.
절편.
전 떡에 뭐가 많이 얹어져 있는 걸 싫어합니다.
그냥 심플한 떡을 좋아해서 제가 먹는 종류는 가래떡, 절편 정도구요.
계피떡도 계피맛만 안 나면 초록색 떡이 아닌 흰색 떡은 먹습니다.
저희 아빠는 떡에 관련해서 매우 극적인 일화를 가지고 계세요.
옛날옛날 아빠가 아주 아기였을 때의 일입니다.
무슨 병인지 아빠가 며칠을 아무 것도 못 드시고 시름시름 앓으셨답니다.
할머니는 그런 아빠가 안쓰러우셔서 등에 업고 계시다 마침 시장을 지나시는데
아빠가 시장에서 파는 인절미를 보고
"엄마..인떨미..저거..인떨미"(아기 발음) 하셨답니다.
할머니는 이제 얼마 못 살텐데 인절미가 먹고 싶은가 보구나 하시며
인절미를 사서 아빠에게 주셨고
인절미를 맛있게 드신 아빠는 갑자기 기운이 번쩍 나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건강하게 쭈욱 살고 계신다는..
어렸을 때부터 몇 번을 반복해서 들어왔던 얘기인데도
가끔 떡을 먹을 때면 또다시 이 얘기를 하십니다.
그런데 글쎄요.
물론 아무 것도 못 먹던 사람이 음식을 먹어서 기운을 차리게 되는 건 당연하겠지만
어떨 때는 살짝 의구심이 들기도 하는 게 사실입니다.
하필이면 인절미를 본 그때 마침 식욕이 돌아온 건 아닌지
그리고 인절미를 못 봤더라면 다른 음식으로 대신할 수 있었던 건 아닌지 하는 거요.
그래서 꼭 인절미라서 목숨을 구한 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말입니다.
하지만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가끔은, 정말 아주 가끔은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는 미스테리한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또 이해하기 힘든 걸 믿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으니까요.
하물며 호랑이가 떡을 내놓으라고 하는 이야기도 있는데
아무려면 저희 아빠가 절체절명의 상태에서 목숨을 구하신 이야기에 비할까요.
그냥 두고두고 몇번을 듣더라도
그 때마다 어쩜 그리 신기할 수 있냐고 함께 동조하면서
이 신비로운 일에 감탄하는 걸로 이야기는 늘 훈훈하게 마무리되고 맙니다.
그리고 정말로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