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환풍구에 꽂혀있는 수많은 나비를 보았다

clarejh(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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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두시간은 너끈히 버스승객이 되고 있는 요즘,

지하철역에 나비들이 널려 있는 걸 보았습니다.

아니, 이 계절에

샛노랗게 물이 든 나비가

저렇게나 많이 앉아 있다니..

다음날 자세히 살펴 보니,

그건 나비가 아니었습니다.

떨어진 은행잎이 지하철 환풍구 틈틈에서

조로록조로록 손을 맞잡고

바람결에, 지나는 차결에

마치 나비의 날개처럼 팔랑이고 있던 거였어요.

나비인 줄 알았던 맘이 잠시 서운했지만

가만보니 그 날개짓은

나비보다도 더 갸날프게 들렸습니다.

따뜻한 계절에 새싹을 틔어 한여름 청춘을 휘날리다가

주름진 단풍으로 가을을 비껴내고

그리고는 찬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낙하하여

쳐다보는 이 없이 생을 마치기 일쑤인

또 하나의 생명.

파르르 작은 몸짓을 흡사 나비같이 떨구더라도

생명 연장의 꿈은 사람의 그것과 같아 보였습니다.

시간이 되면

계절이 지나면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일부인 것을.

오늘도 지하철 환풍구에는

수많은 나비가 팔랑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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