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식, 며느리 자랑하기/마음이 넉넉하고 싶은 남자@cjsdns

cjsdns(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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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식, 며느리 자랑하기/cjsdns

오늘 아침 밥상머리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아내가 요즘 신바람이 났습니다.
자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자식에게는 뭘 줘도 아깝지 않고 주어도주어도 자꾸 주고 싶은 게
부보의 마음 엄마의 마음이랍니다.

아들놈들은 잘못한 것들이 많아도 장가를 가면 모든것이 용서되고
손주까지 안겨주니 더없이 예뻐 보인다. 이럽니다.

산다는 게 이런 건가봅니다.
사실 아이들 키우면서 애들이 속 썩이거나 그런 것은 별로 없습니다.
나름대로 잘 커줬고 누구나 겪는 사춘기도 큰 문제없이 잘 지낸 거 같습니다.
어느 집안이나 있을 만한 정도의 문제는 삶 속에 녹아들이면 아이들에게도
좋은 약이 되니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는 생각입니다.
부모가 바라는 만큼이 아닌 것은 부모의 욕심이었지 아이들 탓이 아니니까요.

손주 ehwan@ehwan 이를 보면 볼수록 귀엽고 사랑스럽고 하며 아내는 연실 싱글벙글 입니다.
그거야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가족 나들이를 유명산 휴양림으로 갔는데
손주 녀석을 내가 앞으로 업고 두 시간 정도를 산책을 했는데 손자와 처음으로 오랜 시간
함께하니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들놈들은 잘못한 것들이 많아도 장가를 가면 모두 용서된다는 이야기는 자식들에게
이거 저거 챙겨주는 재미에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내가 이런 말도 슬쩍 한 적이 있습니다. 아니 딸도 아니고 아들 며느리를 뭘 그렇게 챙겨 주냐고 딸이 친정에 와서 바라바리
챙겨간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이리 챙겨주는 것 은, 여기까지 말하다
며느리에게 너는 시집에 온 것이 아니라 친정에 온 것 같다. 했더니 네 맞아요 어머님 하더라고요.

보기 좋은 현상입니다.
시자만 들어가도 싫다고 시집에서 주는 것은 돈 빼놓고는 모두 싫다는 며느리들도 많다는데
이거주세요 저거 주세요도 보기만 좋고 해서 딸 없는 심통을 부려 보았습니다.
딸은 잔뜩 챙겨줘야 남의 식구 먹여주는 거지만 며느리 챙겨주는 것은 결국은 다 우리 식구가 먹는 거네 하니 아내도 그 말은 맞네 하고 맞장구를 칩니다.

이제 길고 긴 명절 연휴도 끝나갑니다.
늙은 총각이 득시글거리는 시골에서 살겠다고 하는 큰 놈 장가 못 보낼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며느리 감 추천을 해도 잘 안되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부족한 점이 너무 많이 보여서 부모로서 보통 걱정이 아니었는데 짝을 만나 장가를 가더라고요. 아들 장가보내니 정말 좋더라고요. 일단 매일 아침 일어났나 밥은 먹었나 일 나갔다가 집에는 들어왔는가 등등 걱정이 많았는데 장가를 보내고 나니 걱정 끝 행복 시작인 겁니다. 아들 보호자에서 해방되니 이리 좋을 수가 없습니다.

큰 놈 장가가고 나니 집안에 큰 걱정이 사라졌고 서울 사는 작은놈이야 좀 늦으면 어때 하는데 숨 돌릴 겨를도 없이 작은 놈도 바로 결혼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좋기는 한데 또 다른 걱정이 생깁니다.

내가 보면 부족한 것만 보이는 놈들을 좋다고 결혼한 며느리 눈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뭐 내세울 거 보잘것없다고 생각한 놈들인데 저리들 좋다고 할까 솔직히 염려도 되더라고요
저 애들 저러다 일 년도 안 되어서 콩깍지 벗겨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솔직히 되더라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 며느리가 정말 훌륭하더라고요.
글쎄요, 며느리가 내 눈에 콩깍지를 벗겨 주더라고요.
맨 날 부족하고 못난 놈 같이 보이던 아들 그래서 어이구 언제 정신 차릴래 너 같은 놈 누가 믿고 시집을 오겠냐 정말 어떤 때는 원수가 따로 없지 자식이 원수지 내가 저런 놈을 자식이라고 낳았으니 내 죄가 크다 커 하면서 한탄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놈을 최고라고 치켜세우는 사람이 있으니 콩깍지 벗겨질까 봐 내가 불안할만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 집 며느리 정말 고마운 며느리 자랑할만한 며느리입니다. 바보 같은 내 자식 좋다는데 최고라고 치켜세우는데 싫어할 부모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다른 부분에서 고마움을 느낍니다.
며느리가 고마운 것은 며느리가 잘나서이기도 하지만 정말 고마운 건 자식을 바라보는 내 눈에 콩깍지를 떼어내 준 것입니다 3년 차 며느리가 시아버지에 눈에 몇십 년간 얹어있는 콩깍지를 떼어 내준 겁니다. 정말 싶지 않은 일이지요.

그간 내 눈이 나빠서 아들을 제대로 못 본 것이지 며느리 눈이 제대로 된 눈이었던 것입니다.
어이구 언제 정신 차릴래 아버지 반만 닮아도 원이 없겠다. 어이구 딱하다 딱해 이랬던 아들인데 요즘은 아들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어요. 아니 이렇게 멋진 아들 능력자 아들을 바보 멍청이라고 생각했으니 아들이 바보가 아니라 내가 바보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아들 구박을 일삼았으니 우리 며느리는 아들을 구제한 것이 아니라 시아버지를 구제한 것이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떡두꺼비 같은 멋진 손자까지 안겨준 며느리 아니 예쁘다 할 수가 있나요.

제목을 연휴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면서 부모와 자식이라고 쓰고 시작한 글인데 쓰다 보니 며느리 자랑이 되었으니 제목도 며느리 자랑으로 바꾸어야 하려나 한번 읽어보고 제목도 바꾸든지 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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