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할 수 없는 부탁/cjsdns
전화가 몸을 부르르 떤다.
주변에 피해를 줄까 들고 살짝 자리를 옆으로 피한다.
친구다.
여보세요 하며 내가 대답도 하기 전에 잘 지내지
이번 일요일에 나랑 옥란이가 등산을 못 가니
우리 동창을 대표해서 너라도 가줘라 한다.
주변 사람들의 귀를 의식 못 간다고도 못하고
생각 좀 해볼게 하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알았어하는 나
동창회장인 그의 부탁을 거절하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나의 말이라면 일단 응원하고 나오는 친구이고
매사에 헌신적인 그이기에 등산 좀 한번 가 달라는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엉겁결이라도 대답을 하고 본다.
어디로 가는데 하니 소요산이라 한다.
친구 따라 강남을 간다더니
친구 부탁으로 소요산 꽃구경하러 가게 생겼다.
살다 보니 대신 등산 부탁도 받는다.
서로 안 하려는 동창회장 자리를 자발적으로 맡아준
그의 부탁을 거절하기는 나도 싫었다.
자가 부탁이라면 다 들어주는 친구로 아는 그에게
실망을 안겨 주기는 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