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강도를 점점 더 했다. 두개의 혀가 서로 엉켜 붙어서 하나가 되었다.
이젠 어떤게 내것인지 찾기도 어려웠다.지금 그걸 굳이 왜 찾니? 또라이니?
혀끝 하나로 니가 내가 되고 내가 니가 되는 무아지경에 이르렀다. 웃기는
소리하네.
몸이 화끈거리며 달아올랐다. 너무 좋아서 욕이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존중
이고 배려고 간에 그런거 다 필요 없었다. 어서 빨리 몸도 하나로 만들라는
시대의 요구를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게 지금 말이 되니?
성욕은 들불과 같아서 한번 불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아가고야 만다.
나는 열심히 키스를 하면서도 부드러운 그녀의 입술이 혁명군처럼 아래로
진군해 내려가 나의 바지 지퍼를 열어 주었으면 했다. 둘이 차안에 앉아 있
기 때문에 그 자세는 남들 눈엔 잘 띄지도 않고 좋을것 같았다. 미쳤구나 아
주그냥.
(내가 오랄을 받아본지가 언제였지.구석기시대였던가 신석기시대였던가.)
"웁..흡흡.."
내가 한눈 파는걸 눈치챘는지 그녀가 거칠게 몰아부쳤다. 그녀의 딥키스는
물리적 한계를 넘어 지하실을 파고 있었다. 정말 턱이 폭싹 무너져 내릴 정
도의 정열적인 키스였다. 키스를 받아내는데 콘돔생각이 간절하게 날 지경
이었다. 사람살려. 오랄은 커녕 지랄하고 자빠졌네.
"따악!"
갑자기 입술을 떼고 키스를 멈춘 그녀가 나의 뺨을 때리더니 소리없이 흐느
끼기 시작했다.
(이거 양념반 후라이드 반도 아니고 뭐지?)
숨돌릴 틈도 없이 휘몰아치는 냉탕과 온탕사이에서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너무 좋아서..
(얘도 기분 되게 좋으면 막 욕하고 그런 스타일인가? 뭐지 이통쾌한 느낌은.
키스하다가 뺨을 맞았는데 왜 기분이 드럽게 좋지? 예전부터 느껴오던 오
랜 갈증을 시원하게 한방에 확 적셔주는 듯한 이 짜릿함의 정체는 대체 뭐
란 말인가. 뭐긴 변태지.)
잠시 조용하던 그녀는 다시 키스를 퍼붓는가 싶더니 또 따귀를 날렸다. 그
리고는 다시 이어지는 키스. 따악, 쪽..따악,쪽쪽..따악 쪽..
아무리 미친 싸이코라도 키스하다가 뺨따구를 때리진 않는다. C급 변태
포르노 영화에서 조차도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정신병원에서 조차도 이런
일은 없던것 같았다. 이런 정신 출장나간 애미나이를..
딱 내 스타일이었다. 왜 이런게 좋은지는 나도 모르겠는데 아무튼 너무 신
선하고 너무 자극적이고 충격적이어서 좋았다. 너도 또라이야.
변태녀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기만했다. 감당 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갇혀서 허우적대는게 아니라 차분하고 진지하게 자기 감정을 충실히 나타
내고 있는 듯 보였다. 잘 만들어진 소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절제된 내적
갈등이라고나 할까. 하여간 말은 잘해요.
(뭐지 이 여자. 뭔가 말 못할 속사정이 있는것 같은데. 정작 속에다 사정하고
싶은 속사정이 있는 사람은 난데 이 여자 분명 뭔가가 있어. 근데 하던거 왜
멈추지? 아까 그거 계속해주지. 키스하다가 때리는거 말야.미친 변태.)
이대로 가다간 내가 폭력에 길들여져 털빠진 당나귀 신세가 되어버리고 말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퍼뜩 들었다. 알긴 아니?
길바닥에서 이게 뭔가. 애들이 따라 할까봐 겁났다. 걱정마 요즘 애들 빨라
서 이런거 안 따라해.
할말큼 했으니 이제 멈추어야 했다.일단 강제로 그녀의 양팔을 허리띠로 묶
었다.그녀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다시 최고 속도로 서울을 향해 달
렸다. 이번엔 법이 허락하는 최고속도 110킬로로 달렸다. 십분가량 달리다
묶었던 손목을 풀어주었다. 올라오는 내내 여자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너
삐졌니?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