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 5-부산 떡볶이

cis19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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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위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신호등도 없는데.이유는 단한가
지. 진동때문에 여자의 지퍼가 아래로 더욱 힘차게 내려갈수 있도록 협조해
주기위해. 진짜 온힘을 다했다. 한편으론 여자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강약을
잘 조절했다. 은밀하고 위대하게 작업은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여자 옷의 아
랫도리에 달린 지퍼가 좋은 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윗도리 지퍼가 이렇게
또 흥미로울 줄은 전엔 미처 몰랐었다.진정 몰랐었다. 세상은 아직 내가 알지
못하는 신비로 가득차 있는 것만 같았다. 멀미가 나려는지 속이 매스꺼웠다.
오바이트를 하다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작업은 계속 진행되어야만 했다.
(장담하건데 부산 갈때까지 내가 저 원피스 지퍼를 발목까지 끌어 내리지 못
한다면 나는 말야..모텔가서 내리면 되지 뭐.)
심리적여유를 가지고 작업에 임했다. 결코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 대신 점점
고도를 낮추며 조금씩 신세계를 펼쳐 보여주고 있는 지퍼신께 감사했다. 할
렐루야. 침을 질질 흘리며 생각했다.
(담배 좀 피우면 어때,입술이 저렇게 앵두같은데. 코좀 골면 어때, 콧대가 저
렇게 이쁘게 솟아올라 있는데. 게다가 돈도 많은데. 애가 아직 어리지만 살
살 타일러서 어떻게든 데리고 살 궁리를 해야지. 30대인 내나이를 생각해서
애는 딸셋에 아들 셋정도만 낳자.)
이따구로 혼자서 추잡한 소설을 쓰고 있는 사이 차는 이미 부산시내로 접어
들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여자는 딱 맞추어서 깨어났다.
(뭐야 부산땅에서 무슨 어묵냄새라도 나나? 어떻게 알고 깼지?)
"후아암..우암역으로 가요."
기지개를 편 후 봉우리에서 죽은듯이 딱 멈춰버린 지퍼를 야속하게도 한번
에 휘릭 올리며 그녀가 말했다.
(어떻게 벗긴 지퍼인데. 발바닥에 잡힌 물집이 터지도록 가다서다를 반복했
는데.나의 애마가 심장마비로 터져 죽을만큼 달리고 또 달렸는데.힘겹게 세
팅해 놨더니..이대로 허무하게 도로아미타불을 만들 수는 없는것이야.)
"좀 더 주무시지 벌써 깨셨어요?"
"어머 누가 잤다고 그래?"
(어머머 저 나쁜기집애 말하는것 좀 봐. 지퍼가 아래로 고꾸라지는 줄도 모르
고 쿨쿨 쳐 자놓고선 쌩까는거 좀 봐라.암소 한마리 다잡아먹고선 꼬치 한조
각 먹었다고 우겨댈 기집애 아냐. 그래도 뭐 이쁘니까 용서해주긴 하겠지만
꼬치는 인간적으로 너무했다야.)
"경상도사투리는 전혀 안 쓰시는것 같던데 집이 우암동인가보죠?"
"떡볶이 먹으러 왔어."
(뭐시라고..떡볶이라고..고작 떡볶이에 묻은 단물이나 빨아먹으려고 그 새벽
에 비싼 택시비를 내가며 부산까지 온단 말이냐! 제 아무리 예쁘다지만 이건
도저히..이해가 간다. 오죽이나 떡뽁이가 먹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그녀에게
있어서 떡볶이로 가는 길은 이토록 험난하여야만 했단 말인가. 망할놈의 떡
볶이 새끼들. 고추장 대신 냄새나는 조선된장을 잔뜩 발라서 가마솥에 넣고
흐물흐물 해질때 까지 팔팔 끓여서 삶아 죽여야해. 봤지 아가씨 난 당신 편이
야. 내맘 알지?)

그래도 계산만큼은 정확히 해야했다.사람이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해야 하는
법이니까. 택시비가 얼마 나왔는지 미터기를 보았다. 아마 제법 나왔을텐데.
커커 이거 괜히 미안해지는데.어디보자..

"0원."

(이런 젠장. 내가 왜 여태 이걸 확인 안 했을까. 여자의 젖탱이에 미쳐서 미터
기 켜는걸 깜빡하고 말았다. 침착해야 해.일부러 미터기 안 켜고 온걸로 몰아
가야만 해. 가만 있어보자 서울에서 부산까지 대충 계산해도 30만원은 받아
야하고 거기다가 야간 할증료까지 감안하면 50정도는 불러도 되겠군.그러고
보니 요금을 미터로 할건지 아니면 미리 정해놓고 갈건지도 얘기해놓질 않았
네. 이부분도 맘에 걸리고. 이건 크나큰 실수였다. 요금을 청구할 근거자료가
전혀 없으니 이를 어쩌지. 그래도 일단은 침착하게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해
야해.좀전에 일어났으니까 여자는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거야.그래 먼저
치고 들어가자.)

"손님, 미터기는 좀전에 제가 껐어요. 43만원 나왔는데 그냥 40만원만 받을
께요.이뻐서 깎아드리는 겁니다.커커.."

여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바라 보았다.

(음..대충 그 선에서 쑈부봐도 될 것 같은 표정이구나.)

"됐거등.미터기는 탈때부터 안 켜져 있던거 다 알거등.닥치고 우암동으로 가."

(아 쪽팔려.이미 다 알고 있었군.이쁜애들은 다 멍청하다고 그러던데.얘는 성
형수술 했나,젠장.)

떡볶이를 휘젓던 꼬추장 국자로 귀싸다구를 맞은 듯 나의 머리통은 띵했다.
쪽팔린건 둘째치고 대체 무슨 근거로 요금을 받아내지. 미리 요금을 정하지
도 않았고 미터기도 안 켜서 증거도 증인도 없다.이런경우 대게는 손님 인격
에 따라 돈을 받고 못받고가 판가름 나곤 한다. 오로지 탑승객의 사람됨됨이
에 의지해야만 하는 지랄같은 경우가 되고만 것이다.

(설마 요금을 떼어먹긴 하겠어. 그거 얼마나 한다고. 돈은 좀 있어보이는데.
에이 설마.아냐 쟤 하는짓보면 뭔가 트집잡아서 떼어 먹을 수도 있을거 같아.
어쩌지? 부산 온김에 새우잡이 배에 팔아먹을까.아님 새우깡 공장에 취직시
켜서 월급을 갈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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