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44촛대바우
해가 떨어지면 먹을게 밥말고도 많이 있을거라는 확신을 가진채 성윤은 동철
댁이 혼자 살고있는 슈퍼로 어슬렁어슬렁 기어들었다. 여자는 저녁도 먹지않
고 성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여 들어와. 밥은?"
"아직."
"그럼 같이 먹자."
성윤과 여자가 밥상을 놓고 마주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조그마한 밥상 위엔
미역, 생선,조개등 온통 해산물이다.그 중에서도 이상하게 조개가 특히 맛있
어 보였다.까져 가지곤.
"해녀야? 웬 해산물이 이렇게 많아?"
"먹어먹어 몸에 좋은거니까. 자 이것부터 먹어봐. 금방 슬껄."
동철네가 전복을 성윤앞으로 밀었다.그녀가 알기에 해산물 중에 전복만큼 빠
르고 탁월한 효과를 내는 음식은 지금까지 보질 못했다. 이것먹고 안 서는 놈
은 남자도 아니었다. 여자이거나 게이였다. 그도 아니면 아직 거기에 털도 안
난 애새끼거나. 암튼 전복은 대단한 음식이었다. 다 죽어가는 할배도 이 전복
1kg만 먹으면 벌떡 세우고 1시간은 족히 할수 있을 정도였다.새우보다 세우
는 효과가 더 탁월했다. 진짜냐.
"에이 이까짓껄로 먼 힘을 써?"
"먹어봐먹어봐. 일단 먹어보고 말해"
성윤이 전복 1kg을 순식간에 먹어치우고나자 여자가 흐믓한 표정을 지으며
아까 낮에 하던 보물선 이야기를 마저 이어나갔다.
"그러니까 촛대바우.아니 군산할매가 말여."
"촛대바위요?"
성윤이 낮에 보았던 촛대처럼 생긴 바위를 떠올리는 듯 허공을 바라보았다.
방파제 앞에서 지켜 보았던 바위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 미친 군산댁 할매가 말여 예전에 좀 이상한 말을 했었어."
"미친할매? 나도 알어. 낮에 봤거등."
성윤은 좀 전에 촛대바위 근처에서 보았던 그 할매가 확실하단 생각과 함께
그 노인네가 보물선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말여 그 노인네가 촛대바위를 좆대바위인 줄 알고 착각하며 거기 간
다고들 하는데 그거 잘못 알고 있는거야."
"노인네가 왜 촛대바위를 좆대바위로 착각한다고들 생각하는거야?"
"아왜긴 좆이 그리워서지."
"그 연세에? 가만보니 좆대바위라고 해도 될만큼 좆같이 생기긴했어."
동철댁은 성윤의 좆을 음흉하게 바라보았다.아직 빳빳이 서지는 않았다는 걸
확인한 후 좆같은 얘길 꺼냈다.
"그치 존나게 좆같이 생겼지?"
음담패설을 받아주는 여자가 있어 성윤이 신이 났다.
"응 옆에 바위에 난 풀이 꼭 털처럼 보이더라니까 아 웃겨."
"가만보니 또 그러네.낄낄."
사실 촛대바위 아래에 꼬불꼬불하게 자라있는 방풍나물이 꼭 좆털처럼 보이
는게 전체적으로 촛대바위는 좆대바위라 불려도 될만큼 좆을 겁나게 많이닮
아있었다.애들은 가라.
"아근데 내가 뭔 말하려다 까먹었다."
"군산.."
"맞다 군산! 그 할매 고향이 원래는 여기 울릉돈데 군산으로 시집을 갔대. 근
데 애기가 안 생겨서 시부모한테 엄청 당하고 살았다잖아."
"결국 애를 못 낳았고?"
"운명이란 게 참 얄궂어. 애 못낳는다고 시어머니가 온갖 시집살이를 시켰는
데 아글쎄 그 퍽퍽한 시어머니가 나이 85세에 죽자마자 할매나이 50에 덜컹
쉰둥이를 가졌다지 뭐야."
기가막히다는듯 성윤이 탄성을 질렀다.
"나이 50에 어떻게 애를 낳아? 힘도 좋네. 그나저나 팔자 참 기구하네."
"더 지랄같은게 뭐냐믄 그렇게 귀하게 낳은 그 아들놈이 배타고 나갔다가 풍
랑으로 실종처리 되어버렸지뭐야."
어찌보면 미친군산댁 이야기는 성윤의 가족사와도 닮은 구석이 많았다.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와 도망간 어머니 그리고 할머니 밑에서 어린시절을 보낸이
야기까지 거의 일치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노인네가 더 많이 안타깝고
애처롭게 가슴에 와 닿았다. 세상사 다 부질 없는듯 허무와 절망이 몰려왔다.
설사약과 피임약을 동시에 먹어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엿 되었군."
"다행히 핏덩어리 아들 하나를 낳아놓고 떠나서 씨는 안 말렸지뭐야."
"불행중 다행이네."
"며늘아기는 다른사내랑 눈맞아서 도망가고 손자하고 둘이 군산에서 살다가
몇년전 여기 울릉도로 이사와서 살았었는데 그놈마져도 고깃배 타고 나갔다
가 아직 안 돌아왔어."
"그럼 죽은 건가?"
"아마도."
아낙은 입 안이 쓴지 물을 벌컥벌컥 들이킨 후 요리조리 입안을 헹근후 꿀꺽
삼켜버렸다. 식사가 끝나자 상을 치운 여자는 노랗게 잘 익은 참외를 가져와
깎았다. 손톱에 바른 핑크빛 매니큐어가 노란색 참외와 강한 대조를 이루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성윤은 보물선의 실마리가 할매 집안에 있다는걸 이젠
확신할 수 있었다. 괜히 이야기가 엉뚱한데로 흘러 남의 가족사만 듣게 되었
지만 일단 군산댁 할매가 촛대바위를 좆대바위로 잘못 알고 있는 건 아닌것
같고 그렇다면 왜 군산댁 할매가 촛대바위엘 찾아가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알아내야만 했다. 이동네에서 오래 산 동철네 한테서 정보를 짜내기 위해 다
시 할매집안 이야기를 꺼냈다.
"그 양반 미칠만도 하구만."
"누구?"
"군산댁 할매말야."
"그런소리 하덜말어. 그 할매가 지금은 손자를 아들이라고 불러대며 미친짓
을 하고 있지만 원래부터 미쳤었던건 아냐. 시집갔던 군산서 몇년 전 여기로
처음 왔을 땐 갖잡은 고등어처럼 아주 쌩쌩했었어. 노인네가 셈도 빠르고 어
찌나 정정했던지 처음엔 60대 인줄 알았다니까."
"지금은 왜 썩은 고등어처럼 맛이 간거야? 100년 묵은 귀신처럼 보이던데?"
"아들새끼가 아니 손자새끼가,나까지 왜 이러냐 오늘.아무튼 그 손자새끼 살
아 돌아오게 해달라고 매일 촛대바위서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드렸지.내가 다
봤다니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촛대바위 앞에 꼼짝 없이 앉아서 그렇게 지극
정성을 들이더라니까."
"그래서?"
"4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질 않자 결국 죽었구나, 생각하고 그때부터 정신줄
패대기친거지 뭐.그 나이에 4년이면 오래 버텼어.알다싶이 정정하던 노인네
도 하루밤 사이에 안녕하잖어. 하물며 90이 넘은 나이에 4년 기도를 올렸으
니 몸이 썩을대로 썩은 거지."
"그럼 할매는 군산에 있지 울릉도엔 왜 왔대?"
"아들,아니 손자랑 울릉도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나 뭐라나.내가 보기엔 만
나기로 한건 거짓말 같고 혹시나 살아돌아올까하고 있는것같아."
"지금쯤 그 손자가 군산으로 살아돌아왔을지도 모르잖아. 누가 한번 가봐야
하지않을까?"
"여기 울릉도 사람들 하루 벌어 하루사는 처진데 그 먼동네 소식까지 어떻게
신경을 쓰나?"
"불쌍한 노인네네. 정부에서는 안 돌봐줘?"
"이깟 섬을 누가 신경이나 쓰나."
"이런 우라질."
남일에 지나칠 정도로 과민반응하는 성윤을 보고 여자는 이해할 수 없단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여자가 능숙한 손놀림으로 참외를 잘게 썰어 접시 위
에 올려놓았다. 성윤 입장에선 참으로 오랜만에 맛보는 과일이었다. 오늘 전
복에 과일에좋은 음식을 많이 먹어서인지 이상하게 아랫도리가 부풀어 오르
는것 같았다. 기분 탓이야. 아까 동철네가 울릉도 전복이 세우는데에는 세계
최고라며 자랑했던게 기억났다.여자의 가운데손가락에 참외 단물이 묻어 번
들거렸다.그녀는 입술을 동그랗게 오므려 손가락에 묻은 단물을 관능적으로
빨아먹었다. 쪽쪽쪽..
이것을 신호로 성윤과 여자의 눈빛이 뱀처럼 뒤엉켜버렸다. 서로 엉킨 눈빛
은 마치 자석처럼 서로의 몸을 끌어당겼다.여자가 먼저 도발을 했다. 그녀는
성윤의 손가락을 혀로 낼름낼름 핥았다. 성윤의 손은 그녀의 타액이 묻어 번
들거렸다.에로틱한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동철네는 더욱 과감해졌다.혀로 자
신의 입술을 핥으며 검지손가락은 성윤의 입으로 가져다 대었다. 상체를 뒤
로 약간 젖힌후 몸을 좌우로 배배꼬고 있었다. 초딩이봐도 먹히길 간절히 원
하고 있는듯한 몸짓이었다.확실해?
"먹어봐. 지금."
"츠범벅."
성윤은 앞뒤 볼것도 없이 여자의 손가락을 삼켰다. 깊게 넣고 천천히 빼면서
혀끝으로 단물을 쪽쪽 빨아먹었다. 여자는 이번엔 참외 조각을 살짝 집어 성
윤의 입에 천천히 넣었다.그리고 뺐다를 반복했다.입천정 다 까지는 줄도 모
르고 성윤은 에로틱한 분위기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또 시작이냐.
여자는 본론에 도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벌떡 서있는 성윤의 사타구니를 쳐
다보았다.감격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입에 물고 있던 참외를 꿀꺽삼켰다. 성
윤은 그런 그녀의 눈빛에 빠져들었다.1mm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빠나나
에 입술 자국을 내주고 종국에는 빠나나 뿌리까지 통째로 뽑아먹는 듯한 과
감함을 그녀의 눈빛에서 읽을수가 있었다. 웃기시네. 성윤은 카멜레온 혀에
잡힌 똥파리처럼 여자의 눈빛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는 멘붕에 이르고 자신도 모르게 상체가 여자를 향해 점점 기울어지고 있
었다. 심장이 터질듯 쿵쾅거리며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피사의 탑' 보
다 10만배는 더 기울어진 줄도 모른채 본능에 충실하고 있었다.봉우리같은
가슴을 넘어 깊고 축축한 계곡이 있는 젖과 꿀이 흐르고 있는 맛동산을 향하
여 그의 영혼은 미친듯이 내달리고 있었다.
여자와 성윤의 얼굴이 닿을락말락 했다.입술만 닿으면 그담부터 밑으로 빨아
내려가며 관능의 작은 언덕을 넘고 배꼽의 동그란 정원을 지나 작은 숨소리
에도 갈대처럼 흔들리는 가벼운 털밭을 지나 촉촉히 미소짓고있는 꽃열매에
진하게 키스 해줄수 있을텐데. 정말 미치고 환장하게 생겼는데. 정말 이 세상
에 이것밖에는 다른것은 전혀 없어 보이는데 하필 또 아낙은 입을 헤, 벌리고
혀를 날름거리고 성윤의 입술은 바짝바짝 불처럼 타 들어가고 심장은 쿵쾅쿵
쾅 터지기 일보직전..
오 하느님,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단듯 성윤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