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4 명품원피스
rpm이 5천을 넘어서자 차가 굉음을 내며 미친듯이 떨렸다. 문짝이 떨어져
나갈것처럼 덜렁거렸다.작작 좀 쳐밟으라고 차가 비명을 질러대는것 같았지
만 오늘만큼은 소중한 택시를 희생해서라도 저 버릇없는 여자환자를 혼내
주고 싶었다. 혼자만의 착각이고 오해라는거? 나도 알고 있다.그래도 어쩔수
없었다. 돌이키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 이젠 누가 조울증 환자고 누가 택시기
사인지 모를 정도로 나는 피가 끓고 있었다.
"후아암.."
뭐냐.여자는 너무 지루한 듯 하품을 하고 있었다. 눈하나 깜짝 안 하잖아. 돈
좀 있다고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처음보는 사람한테도 반말 찍찍 갈겨대는
개싸가지.네이년..
(매력있다 너. 어떻게 된게 이건 미워하면 할수록 점점 더 여자에게 빠져들고
있잖아.나의 모든 신경세포가 그녀의 몸짓 발짓 하나하나에 신경쓰고 있잖아.
심지어 발기의 증상까지 보이고 있었다. 내가 진짜 오늘 왜이러지. 야 이년아
니 주머니에 있는 약좀 줘봐 얼른..)
뭔가에 홀린듯 신비한 마력같은게 느껴졌다.아이돌 그룹fx의 설리를 닮은 그
녀는 청순하면서도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지녔다. 거기다가 얼름처럼 차가운
면까지도 갖추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러기가 어디 쉽냐고. 정말 감칠맛 나
게시리. 침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요런 요망한 네이년같은 영계가 있나.
220km에 육박하는 속도에도 그녀는 눈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피
드를 즐기고 있는듯 차가 덜컹거릴때마다 부드럽게 몸을 움직였다. 남자를
만날때도 속도위반을 즐길것같은 그녀가 내눈에는 점점 더 매력적으로 느껴
졌다. 슬슬 미쳐가지?
"드르렁드르렁"
대전을 지나면서부터 그녀는 아예 곯아 떨어졌다. 지루함 때문인지 피곤함
때문인지 숙취때문인지는 확인 할 수 없었지만 내 잘못이 크다. 그녀가 지루
해하지 않도록 더 미친듯이 차를 몰았어야 했는데. 손에 땀이 차도록 좀 더
아슬아슬하게 드라이빙했어야 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의 애마는 구형
소나타였다. 다른말로 고물. 비슷한 말로는 똥차.무진장 아쉬웠다.더 괴롭히
며 즐겁게 해주고 싶었는데 최고속도라고 해봐야 고작 220. 그것도 물샐틈
없이 정비가 완벽히 되어있는 상태라야만 가능했다.
이젠 나도 하품이 나기 시작했다. 졸음을 몰아내기 위해 뭔가 집중할것이 필
요했다. 여자를 골탕먹일 다른방법을 찾아보았다.
(뭐가 있을까. 차를 좌우로 흔들어 대볼까. 아냐 그럼 멀미 때문에 내가 먼저
갈거 같아.다리 난간을 뚫고 차를 공중에 띄워볼까?아냐 보험료 못내서 저번
달에 운전자보험 해약됐어. 그럼 뭐가 좋을까..)
빽미러를 통해 뒷자석을 훔쳐 보았다. 여태 모르고 있었는데 그녀는 눈에 확
띄는 빨강색의 화려한 명품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눈이 부셨다. 가슴부터 허
벅지까지 큰 지퍼가 중앙에 척하니 달려있었다. 디자인보다는 언제라도 누구
라도 쉽게 벗길 수 있게끔 그 실용성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된 의상임에 틀림
없었다.
(역시 명품은 달라.. 품질이 뛰어나. 디자이너가 어떤 새낀지 몰라도 분명 남
자일거야.새끼를 잡아다가 확그냥..노벨 섹스상이라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원피스의 지퍼는 헐거웠는지 차가 덜컹거릴때마다 흘러내렸다.아주 미세하
게.요거봐라. 한번 더 덜컹거려보자.덜컹.일부러 거친 바닥만 골라서 다녔다.
덜컹덜컹.웁스 저기 움푹파인 웅덩이..덜컹덜컹덜커덩.
지퍼는 크고 먹음직스런 두 봉우리가 만들어낸 계곡 아래로 슬금슬금 번지점
프를 준비하고 있었다.
드디어 노력의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퍼가 내려가면서 그안에서 수줍게
잠자고 있던 신비의 핑크빛 브라가 슬쩍슬쩍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대부분의
여자들은 핑크색 브라를 좋아한다. 그건 남자들도 마찬가지다.아니 남자들이
핑크색 브라를 좋아하니까 여자들이 입는건 아닐까?어차피 침닦아가며 그걸
홀딱 벗기는건 남자들일테니까.
원피스의 빨강색과 브라의 핑크색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눈을 사로 잡았다.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듯했다.무료하고 고단한 장거리 운전에 그야말로 서광
이 비추는 순간이기도 했다.아 눈부셔.이게 웬 복이냐 오늘.운전을 어떻게 하
면서 가는건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