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고향 서산에 다녀왔다.
해가 설핏해지자 하늘이 시끌벅적 했다. 날씨가 풀려 철새들이 다음 장소로 이동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기러기들은 여기저기 할 것 없이 사람인 자(人)를 그려 행렬을 유지하면서 날개짓을 재촉하고 있었다.
기러기가 사람인 자 행렬을 유지하는 데는 과학적이면서 끈끈한 형제애 때문이라고 한다.
몇 천 킬로 장공을 날다보니 최대한의 시야를 확보하여 한 형제라도 중도에 낙오되는 것을 막고 공기 저항을 덜 받기 위함이라고 한다.
두 갈래로 날면서 서로 옆 라인을 지키고, 대열에서 쳐지는 형제를 발견하면 바로 행렬에 알리고 가장 가까운 형제가 뒤로 따라붙어 채찍을 가해 낙오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러기 나는 행렬을 바라보다 보면 이런 광경을 얼마든지 목격할 수 있는데, 기러기 행렬을 형제로 표현하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혹시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 있는가?
‘안행이 어떻게 되세요?’
안행이란 기러기 행렬, 즉, 형제를 일컫는다.
예전에는 점잖고 품격 있는 사람은 남의 형제를 안행이라 칭해, ‘안행이 어떻게 되세요?’ 하면 ‘오형제 중 셋째입니다.’라는 식으로 답하곤 했다.
장가 가기 전날 밤, 문답 리허설 했던 기억이 난다. 선배가 묻고 내가 대답했는데 구십 점을 못 받으면 장가갈 생각을 말라던 그 선배 덕분에 무사히 장가 잘 갔었지.
어제 기러기 행렬을 보면서 우리 인간들이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雁 : 기러기 안
行 : 행렬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