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이 어느 서당에 들렀는데, 훈장이 하도 잘난척을 하여 김삿갓이 시를 한 수 지어주며 해석해 보라고 했다.
훈장이 선뜻 받아들고는 머리를 갸우뜽거리며 해석을 하지 못하고 쩔쩔 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도 그럴 것이 대(竹), 즉 대나무라는 명사를 그렇게 쓸 줄은 미쳐 몰랐기 때문이다.
차죽피죽화거죽 (此竹彼竹化去竹) - 이런대로 저런대로 되어 가는 대로
풍타지죽낭타죽 (風打之竹浪打竹) - 바람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반반죽죽생차죽 (飯飯粥粥生此竹) -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런대로 살고
시시비비부피죽 (是是非非付彼竹) -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고 그대로 두세
빈객접대가세죽 (賓客接待家勢竹) - 손님 접대는 집안 형편대로
시정매매세월죽 (市井賣買歲月竹) - 장터에 사고파는 것은 시세대로
만사불여오심죽 (萬事不如吾心竹) - 세상만사 내 맘대로 안되니
연연연세과연죽 (然然然世過然竹) -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살아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