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전에서 여성 신생아 관련 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곳에서 주로 생활한다.
요즘 아기 울음소리 듣기 어려운 시대라고 하지만, 나는 이 곳에서 생활하는 덕분에 신생아를 안고가는 풍경도 자주 볼 수 있고, 만삭인 임신부들도 자주 접하게 되어 행복감을 느끼는 때가 많다.
그런데 며칠 전 일이다.
사무실 앞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기다리는데 내 앞에 서 있던 한 여인이 차량차단봉을 부여잡고 주저앉아 몸을 뒤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순간적으롤 정신박약자나 정상이 아닌 사람의 모자란 행동으로 판단하여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잠시 후 신호가 바뀌어 건너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니 그 여인이 일어서서 힘들게 걸어오고 있는데, 앞모습을 보니 만삭의 임신부가 아닌가?
아차! 실수다. 힘드세요? 괜찮으세요? 하면서 부축이라도 해줬어야 했는데 기회를 놓치고 만 것이다.
횡단보도를 건너 돌아오는 내내 누가 나의 뒷통수를 쳐다보지나 않나 하여 부끄러운 순간이있다. 그리고 그날 밤잠을 자면서도 그 여인에게 미안한 생각과 나를 얼마나 매정한 사람으로 보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내 스스로를 몇 번이고 질책했다.
앞으로는 주변을 좀더 섬세하고 살펴 도움을 베풀면서 살아야 겠다. 그래야 내가 받은 행복감을 다소라도 갚은 일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