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 하디드가 옛 동대문운동장을 허문 자리에 국제 공모를 통해 당선된 DDP를 세울 당시, 과연 이 건축물이 서울이라는 역사적인 함의를 제대로 반영하였는가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건축가 자하하디드의 Identity는 충분히 발현이 되었지만 그것이 동대문을 지척에 둔 장소에 어떤 의미로 설명이 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었습니다.
하지만 열띤 비난에 대해 자하하디드가 특별한 해석을 내어 놓지는 않았고 완공에 이를 때 까지 그 논의는 그야말로 건축계의 분열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호불호가 갈리는 양 진영의 첨예한 대립을 불러왔습니다.
아마 근대들어 김수근의 몇몇 관제 공공 건축물 이후 하나의 프로젝트에 이렇듯 열띤 토론이 있었을까 싶습니다.
완공 이후 DDP는 이제 서울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각인되고 있습니다.
장소는 성공적으로 대관이 되고 있고, 주변 도매상가의 호황으로 집객이 되는 해외 관광객들에게 서울의 대표 이미지 중 하나로 인상을 남기고도 있습니다.
그녀의 건축물이 가진 생명체를 닮은 비정형 이미지는 주변의 각진 구획과 빌딩들과는 사뭇 다른 형태미를 지녔습니다.
시공사로 삼성물산이 이 공사를 진행했는데 당초 예산을 훨씬 상회하는 비용이 들어 서울시와 시공사 모두 고초를 치루며 완공을 했습니다.
비정형 건축물의 외관을 마감하는 재료의 가공과 시공은 모두 삼성물산에게는 최고 난이도의 도전과제가 아니었을까 예상이 됩니다.
유지보수를 대비해서 외관의 타일들을 형태별로 추가 제작해야 했고, 시공상 수치의 오차가 조금이라도 발생하면 안되는 고난도의 작업으로 당초 마감일정을 훌쩍 넘어 비용상 큰 도전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도심의 각진 정형 건축물에 반기를 든 건물은 DDP 이전에도 존재했습니다.
모두 대로변에 평행선으로 열지어 있는 강북 도심의 빌딩 사이에서 비스듬하게 옆으로 돌아선 옛 화신백화점 자리에 새로 지은 클라우드 타워 건물도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오만한 건축이라는 비평에 시달려야 했었죠.
얼마전 인천국제공항에 새로이 제2여객터미널이 오픈했습니다.
정확한 대칭으로 보면 여전히 기존 정형 건축물의 문법을 다른 것 처럼 보이는 새 공항건물은 실제로 보면 곡선들과 복잡한 구조물이 서로 정교하게 맞닿아 있는 비정형 건축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창공을 그대로 건물 안으로 가져온 듯한 오픈된 천정면에 기하학적인 구조의 보강재가 정말하게 시공되어 있습니다.
자하하디드가 미생물체와 같이 전혀 대칭의 요소가 없는 비정형 건축을 지향했다면, 인천공항은 대칭 요소를 도입하면서 훨씬 더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여행의 설렘을 안고, 혹은 새로 벌어질 일에 대한 업무적인 긴장을 가지고 방문하는 공항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건물과는 다른 형태로 여행객들을 품고 있습니다.
정형과 비정형의 간극을 메우며 인천제2여객터미털은 또 어떤 사연을 쌓아갈 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