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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길을 잃어버린 기분이다. 회사일도 영 손에 안 잡히고 책도 눈에 잘 안 들어온다. 글쓰기도 뜸해졌다. 스팀잇에 뭐라도 올리려 책상에 앉긴 앉지만 멍만 잡다 훌쩍 자정이 지나 이부자리에 눕는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 알고 있지만 그 방법을 잊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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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나온 김에 스팀잇 얘기도 잠깐 해보자. 요즘 스팀잇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사뭇 다르다. 작년에는 쉴 새 없이 글이 올라왔고 이것저것 해보려는 시도도 많았다. 나 역시 지금보다 봐주는 이가 적었음에도 홀린 듯 글을 써 올렸다. 작년 스팀잇이 혈기왕성한 사춘기 아이들 같았다면 요즘 스팀잇 분위기는 다 죽어가는 상권 같다. 스팀잇도 길을 잃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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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 비교하면 상황은 크게 다를 것 없다. 오히려 더 좋다.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거래소도 많이 생겼고 다양하게 보팅 받을 수 있는 수단도 생겼다. 다만, 요즘 스팀잇에서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느껴진다. 그게 하드 포크 때문인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다. 예나 지금이나 난 기술에 대해 무지하고 전문 분석가도 아니기에 그 원인을 정확히 설명하긴 어렵다. 그저 사람들 마음속 깊이 내재돼있던 불안의 씨앗이 하나둘 싹트고 있는 것은 아닐지.
이 모든 생각이 갈피를 잃은 내 심정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불안한 내 심리가 모든 것을 불안하게 보는지도 모르겠다. 스팀잇이 길을 잃은 게 아니라 내가 스팀잇에서 길을 잃은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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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내 불안함의 궁극적인 원인은 먹고사는 문제에 있다. 12월이면 난 백수가 된다. 회사의 모든 프로젝트가 끝나면서 다시 자연인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인데 회사에 여러 악재가 터지면서 내년에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뭐, 몰랐던 사실도 아니지만 막상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통장잔고에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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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심리가 가중된 건 급변한 날씨 영향도 있다. 죽을 만큼 더웠던 여름을 견디느라 모든 기운을 소진했는지 영 기운이 나지 않는다. 잠도 많아졌다. 평소보다 더 자는데도 퇴근하고 집에 오면 잠이 쏟아진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몽롱한 상태로 책상에 앉아보지만 이내 꾸벅꾸벅 졸기 일쑤다. 덕분에 살도 조금 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잠드는 날이 늘었고, 허무하게 지나간 시간들이 날 타박했다.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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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들은 길을 찾기 위해 별을 이용했다. 어디서 본 기억으론 길을 잃었을 땐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한다. 뭐가 됐든 어서 길을 찾아야 할 텐데. 스팀잇이 됐든 내가 됐든. 근데 비 내리는 오늘은 별 조차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