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찌'가 신분증+화폐의 역할을 하는 어떤 판타지 세상이 배경입니다.
영업사원 매켈턴 다론이 골목길을 걷는다.
왼손목에 주홍빛 팔찌가 반짝인다. 다론은 익숙한 걸음으로 좁은 골목길을 헤쳐나간다. 그는 회사 뒷편의 후줄근하고 다소 음침하기까지 한 이 골목을 좋아했다. 바닥에 앉은 거지 한 명이 다론을 알아보고 습관적으로 왼손을 치켜든다. 그의 손목에도 팔찌가 있지만 다론의 것과 달리 빛바랜 회색이다. 다론도 습관적으로 그 거지를 힐끗 보고 지나친다. 회색 팔찌를 찬 사람들에게는 관심없었다. 거지는 왼손을 내린다.
쓰레기장을 끼고 도니 큰길이 나왔다. 큰 잡화점 두엇을 지나니 지도가 그려진 큰 표지판이 보였다. 다론은 그 표지판을 보는 둥 마는 둥하고, 오던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5분도 지나지 않아 큰 수레 한 대가 사람을 족히 스무 명은 태우고 오는 것이 보였다. 수레는 다론 바로 앞에 멈춰섰고, 다론은 조용히 수레에 올라탔다. 수레를 모는 기사 옆에는 주황색 칸막이가 있었다. 다론이 손목을 움직여 팔찌를 칸막이에 갖다대자, "딥"하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기사는 고개를 끄덕였고 다론은 자리를 찾으러 수레 뒷편으로 갔다.
하나 남은 빈자리에 앉은 다론은 업무수첩을 꺼내 뒤적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뒤에서 손 하나가 불쑥 나타나 수첩을 덮는다. 다론은 꼼짝 않고 마음 속으로 셋을 세었다. 둘 하고 반쯤 지났을 때 뒤에서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역시 너네."
"아침부터 뭘 그렇게 열심히 보시나?"
판타지 소설은 설정 짜고 지도 그릴 때가 제일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플롯을 짜고 인물을 창조해서 이야기를 완성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어서요. @solafide7981 님이 추천해주시는 작법서를 읽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