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심야로 어벤저스를 봤다. '손님'이후로 본 거니까 4년만에 본 거다. 이준이 나온다길래 보려고 갔는데 이준도 보고 재미도 봤다. 마지막 장면이 정말 소름끼치던...
어벤저스는 딱히 관심이 있지도 않고 본 적도 별로 없다. 그래도 결말은 궁금해서 봤는데 그냥 그랬다. 나는 캡틴 마블이란 존재를 몰라서 분명 슈퍼걸이다 생각하면서 봤는데 슈퍼걸은 마블이 아니래..;; 아무튼 되게 멋있었다. 밤 네시쯤에 집에 와서 자다가 밥 한 번 먹으니 저녁이 돼있었다.
동네에 모 기관 건물이 이전하고 비어있는 부지가 있다. 아주 넓어서 오래된 은행나무도 많고 벚나무에 세콰이어 나무도 쭉 서 있다. 건물은 크고 길은 포장이 돼있지만 나머지는 화단이고 지금은 이렇게 잡풀이 무성하다. 이 공간이 있어서 여름에 이 동네가 조금이라도 시원할 거다. 실제적으로 영향은 없다해도 불볕더위에 이곳을 지나다닐 땐 정신적으로 느끼는 온도는 몇 도쯤 순식간에 내려간다. 들어가서 직접 나무그늘의 시원함을 느낄 순 없지만 마음적으로는. 다른 용도로 개발된다는데 개인적으론 오래된 나무도 많고 그래서 건물만 걷어내고 그대로 공원같은 거로 만들어주면 좋겠단 바램을 갖지만 땅값 비싼 도시에서 이런 공터를 그냥 냅두진 않겠지. 뜨거운 여름 도시 한가운데에 나무 한 그루와 그 나무만큼의 그늘과 그 그늘만큼의 수풀이 있는 땅이 주는 시원함은 에어컨보다 크다.
사진을 찍다가 렌즈를 내쪽으로 돌려봤다. 맞은 편은 그냥 아무느낌 없는 집과 도로와 차와...
퇴근길에 정류장 화단에 크게 자라 꽃까지 핀 냉이꽃을 하나 뜯었다. 평소라면 눈에도 안들어왔을텐데, 곧 회사에서 짤릴 것 같다는 기쁨에 눈이 밝아지고 여유에 손이갔다. 사람 마음을 무감각하고 무관심하게 만드는 것, 그것은...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회사를 그만둘 거다. 하고 싶은 게 많다. 내 현실은 다른 이의 현실과 다르며 내 현실을 헛된 몽상으로 격하시키며 여기와 저기 사이에 끼이거나 오가지 않기로 했다. 선택권을 나꿔채야겠다. 그 선택에 책임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