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모르게 들뜨고 설레는 기간이 왔다. 뒷방 늙은이처럼 이불 덮고 누워 방바닥에 따뜻함을 느끼며 소리없이 요란하게 색을 바꾸며 반짝이는 장식용 전구를 가만히 본다. 얼굴이 서늘하다. 그동안 수도 없이..까지는 아니겠지만 많이 새해계획을 짰겠지. 되짚어보지 않아도 내용은 거기서 거기고 꾸준히 실천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이제는 마지막날과 첫날은 매일 겪는 오늘과 내일의 똑같은 시간의 흐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참 시시하다. 나도 시시하다.
인간은 '모른다'는 것을 극도로 무서워하는 존재다. 몰라도 되는 것은 없어야 내 미래가 안전하다. 무한히 다가오는 시간의 공포마저 떨치려고 해달별을 보고 년을 정하고 달을 정하고 일을 정하고 더해서 시분초까지. 하지만 그 구분선은 단거리 허들같은 것이다. 선수와 허들이 없어도 트랙은 앞으로 무한하다. 끝없는 트랙보다 눈 앞의 허들이 무섭다. 무섭게 다가오고 고달프게 지나가고 씁쓸하고 슬프게 멀어저간다. 그리고 쉴틈없이 똑같은 경주가 이어진다. '인생은 그런거지' 말하지만 트랙과 경주는 상관이 없다. '인생은 그런거야'는 다년간의 경주 참가 후기를 말할 뿐이다.
새해계획을 짜면서 들뜨고 설레는 기분을 느끼는 것도 좋다. 꾸준히 하든 말든 상관없이. 그것은 나라는 기계를 움직이게 하는 (정신의 고소한)기름이다. 따지고 보면 의미가 없고 그저 잠깐의 재정비와 낭만. 그저 냄새만 고소해서 기분이 좋아 활력이 돈다. 새해계획을 이룰 사람은 어딘가 강한 엔진이 따로..
자기정립은 꽤 어려운 것 같다. 다양한 높이와 형태의 파도가 계속 몰아치면 말이다.. 대응도 다양하게 찾아야할지 아니면 만능해결키를 찾아야할 지. 후자는 바보되기 혹은 쌈닭되기. 전자는 뭐.. 사람들이 인생경험이네 어쩌네 하지만 나는 벌써 갑판 위를 부산스럽게 뛰다니는 내 정신의 자아들이 불쌍하다. 그리고 노련한 사람이 나는 점점 비열해보인다. 나중에 커서 비열한 사람이 될 것만 같다. 많이 아는 사람으로도 크겠지만 그 사실이 나랑 별 관계는 없다. 여튼 답은, 바보되기가 좋은 것 같다. 누가 크게 떠벌린다고 바보가 되지 않는다. 나도 내가 바보같긴 해, 라고 생각하면 더없이 편하겠지만 방구석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그러긴 존심이.. 그래서 머리를 식히고 있는 거지. 한번은 따끔한 맛을 보여주리라 하고. (근데 그게 되겠나) 사회적 인간관계는 최대한 맛이 없는 게 좋은 것 같다. 막 맛보지 말고 정말 맛있게 익은 것 아니면 아무거나 입에 넣지 않는 것이.. (내뱉지도 말고)
사회적 인간관계에서는 상상금지. 백해하고 무익하다. 어떤색과 어떤색의 만남과 같다. 한 색만 있을 땐 그것이 절대적이고 백퍼센트 상상을 넘어선다. 그 자체로 진리다. 그러다 다른 색을 만나면 정반대편까지의 스펙트럼이 휩싼다. 본색을 잃거나 잡색이 될 수 있다. 저쪽색의 복사판이 될 수도 있지. 두 색 사이의 조화나 저쪽색까지 말하긴..
나는 당신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는다. 시간낭비이자 내 주의력을 도둑질 당하는 일이니까. 당신이 좋은 사람이라면 당신이 알아서 내 머리에 심겠지. 나는 사실 좋은 사람이야라고. 내가 구태여 너는 싸가지 없고 못돼처먹은 인간이야라고 내 마음에 새길 필요는..
28일까진 준다더니. 4일 연휴가 전혀 싱나지 않아. 연말인데(히히히) 마음이 참 춥다. 집 앞 커피집이라도 가서 홀로쓸쓸파티라도 해보까나.
몇 시간 동안 누워있었더니 허리가 아프다. 인나서 밥드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