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온지 일주일쯤 됐다. 며칠 전부터 해뜨기 전에 일어나서 밭에 나가 해가 뜨거워질 때까지 감자를 캐고 온다. 얼마 크진 않은데 사람 손이 적으니 땅따먹기같은 땅파먹기를 한다. 조금씩 야금야금. 폭염 속에서 무념무상으로 땅을 파다 보면 참 비효율적이란 생각이 든다. 지금 많은 다른 누군가는 이보다 덜 힘들게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고 있겠지. 내가 하는 것은 무료봉사나 다름없다. 웃으며 인사하지만 지나쳐서는 혀를 차겠지. 무료봉사가 아니라 인생낭비 차원으로 인식된다.
국딩 6학년 때 학교 가다 새서 학교 뒤편 냇가에서 놀다 집에 간 적이 있다. 남들 교실에서 공부할 때 학교 밖에 있다는 사실이 정말 신나기도 하고 반대로 무섭기도 했다. 내 기질로 보면 하루 일탈이 아니라 그 날부터 아주 학교를 안갔어도 문제는 없었다. 공부 말고 어딘가에 관심이 있는 아이는 아니었지만 나는 지금도 학교를 도중하차 안한 것은 어쩌면 내 인생에 가장 큰.. 아무튼 학교는 나와 맞지 않는다. 사회도.
어정쩡한 것이 문제다. 불과 물 사이에 있는 것은 물도 무섭고 불도 무서운 것이다. 무서우면 반대편으로 달아난다. 그래서 물로 불로 뛰어드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당연한 것을 또 무섭다고 한다. 학교가 싫어서 냇가에 갔으면 마음껏 놀고 즐거워야 하는데 무서워한다. 나가려면 나가고 들어가려면 들어가면 되는데 문틈에 끼어서 코미디를 만든다. 내 결정이 크게 차지할 수록 웃긴 코미디가 된다. 그러다 비극코미디로 커진다.
집에 와서 오전까진 밭일을 하고 오후에는 퍼질러 자거나 집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보거나 빌려온 책을 읽는다. 저녁엔 티비를 보거나 잠깐 게임을 하거나 책을 본다. 집에 오면 서프라이즈는 꼭 싹 훑는다. 그리고 케이팝스타나 쇼미더머니, 원오원 같은 오디션 프로를 또 싹 훑는다. 그런데 서프라이즈는 이제 재미가 없다..
대신 '누워서 세계속으로'에 재미를 붙였다. 재미있는 다큐는 거의 돈을 내야한다. ㅠㅠ 그리고 졸리기 시작하면 김전일을 튼다. 엄청나게 봤지만 그래도 재밌다. 친자식처럼 키우던 자식을 죽인 천하의 나쁜 년, 자식 살리겠다고 생판 남을 몇이나 죽인 썩을 놈, 불륜한 주제에 모정 내세우는 파렴치범.. 볼 때마다 욕을 한바가지씩 퍼부어 준다. 추리는 뭐.. 히히. 섬특한 러시아 인형 살인사건이나 서정적인 살육의 딥블루는 잘 안나와서 아쉽다.
아무말 막하기 끝.
이 마지막 풍경을 봤을 때, 우와아아아!!!!!
정말 좋은 사진들이 많지만ㅋㅋ 누워서 세계속으로 끝.
이 부인은 지네집도 있으면서 꼭 우리집에서 해산을 하셔. 어제부터는 뒷집 無자식 부인이랑 우리집 앞에서 기싸움을 시작했다.
집 뒤는 이제 부인네 안방.
나는 일출은 별로.
접시꽃은 빛을 등지고 찍으면 빛이 꽃잎을 통과해서 진짜진짜 이뿌다. 그런데 그것보다는,
이런 식으로 콧등과 턱이나 양 뺨이나 이마에 붙여주면 완벽하고 아름다운 장닭이 될 수 있다. 어른은 징그럽고 애기나 애들한데 해주면 (내 기분이)좋다.
밤에는 귀신이 출몰하는 꽃밭 폐가 우리집.
누워서 세계속으로만은 못한 걸어서 세계속으로도 끝.
아침부터 밥 달라고 애기들 데려와서 농성. 그니까 니네집 가라고 이놈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