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자는 학교에 가고 싶다.
오늘은 모 심는 날이다.
미운 새어마이는 새벽부터 춘자를 깨웠다.
춘자는 물을 길어왔다.
밥하는 가마솥 아궁이에 불을 뗐다.
시래기 삶는 가마솥 아궁이에 불을 뗐다.
감자를 한 광주리 깎았다.
무짠지를 썰었다. 너무 크게 썬다고, 너무 작게 썬다고 등짝을 맞았다.
미운동생의 오줌기저귀를 갈아 주었다.
기저귀를 갈아 주고 나오려는데 빽 울어서 들쳐 업었다.
미운 동생 말고 책보를 매고 싶다.
춘자언니는 서울에 산다.
언니는 군인아저씨하고 결혼을 했다.
춘자는 언니가 보고 싶다.
언니는 결혼해서 서울로 간 뒤 한 번도 집에 오지 않았다.
아부지가 시집 간 딸년은 출가외인이라고 오지 못하게 했다.
아부지가 그러지 않아도, 춘자언니는 집에 오기 싫다고 했다.
춘자 둘째 오빠는 똑똑하다.
새벽에 해도 뜨기 전에 30리도 넘게 떨어진 읍내 중학교을 걸어서 뛰어서 갔다.
춘자아부지는 월사금이 없다고 했다.
미운어마이가 곳간을 틀어쥐고 앉아서 내놓지를 않았다.
둘째 오빠는 집을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춘자는 둘째오빠가 집을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운 어마이는 그래도 춘자네 큰오빠랑 둘째오빠한테는 뭐라하지 못한다.
춘자는 모 심는 들에 일꾼들 먹을 아침 참을 너른 대접에 퍼담는다.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김칫국에 기름이 동동 떴다.
침이 꼴딱 넘어간다.
저놈의 돼지고기를 한 덩어리만 건져 먹을까...
춘자 저도 모르게 손가락이 국냄비로 간다.
번쩍, 번개가 친다.
망할년의 계집애가 어디다 손을 데노!
빗지도 못한 단발머리가 헝클어졌다.
미운동생이 빽 운다.
춘자는 빽, 울지도 못하고 눈물도 꾹꾹 눌러 삼킨다.
밥과 찬이 든 광주리는 미운 어마이가 인다.
춘자는 미운 동생을 업고, 물주전자와 술주전자를 들었다.
언덕 밑으로 내려오니 교자가 책보를 매고 학교를 간다.
나는 구구단도 다 외웠는데.....
나는 글자도 인제 다 아는데....
나는 교자보다 발표도 잘 하는데.....
교자는 책보 매고 학교를 가고
춘자는 미운 동생을 업고 물주전자 술주전자 들고 들로 나간다.
나비 한 마리가 팔랑팔랑 날아 간다.
나비야, 니는 좋겠다.
니는 날개가 있어서 어디든지 가지.
나도 날개가 있으면 얼매나 좋겠노.
날개가 있으면 나는 언니한테 갈란다.
둘째오빠가 언니는 엄마를 많이 닮았다고 하드라.
춘자가 걸을 때마다 물주전자에서 물이 찰랑 넘친다.
술주전자에서 술이 찰랑 넘친다.
춘자가 걸어간 길에 물자국이 남았다.
춘자네 동네에는 봄이 와서
나비도 팔랑팔랑 날아 오는데
춘자한테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습니다.
오늘 아침에 당근이네 동네에는 눈이 잠깐 내렸습니다.
지금은 춘자 마음같이 하늘이 흐리네요...
당근이는 요 며칠, 마음과 몸이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오전에 저를 아주 잘 아는 사람이 찾아와서
힘든 이야기를 다 쏟아내고, 맛있는 석갈비집에 가서
석갈비 3인분을 먹었습니다.
힘이 좀 솟아납니다. 하하하
아침에 학교 가기 싫다던 아들을 달래고 달래서 학교에 보냈습니다.
작은 아이가 오늘 하루도 있는 힘을 다 해서 학교에서 버텼을 거예요.
오후에는 데리러 오라고 해서
글을 마무리 하고 나서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합니다.
아들에게도 봄이 얼른 찾아와야 할텐데요...
봄을 부르려고 고기를 먹었습니다.
당근이의 기운이 아들에게 전해지길 바라면서요.
학교 대신, 술주전자와 물주전자를 들고 들로 나간 춘자에게도
봄마람이 솔솔 불어오길...........
글 읽어 주시는 분들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댓글 써 주시는 분들께 답글이 늦어 져도 이해해 주세용..^^)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