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말 오후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저 carrot96은 어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워크숍을 다녀 왔답니다.
저는 지역의 청소년을 위한 기관에서 몇 가지 봉사활동도 하고 각급 학교를 다니며 학생들에게 강의도 하고 있어요.
이번 워크숍은 일 년에 한 번씩 열리는 봉사자들을 위한 조촐한 행사였지요.
봉사자들은 대부분 저와 같은 아줌마이지만,
매 주 한 번씩 모여 심리나 상담에 관한 책을 읽으며,
청소년을 대하는 상담자로서의 자질을 키워 나가고 있어요...
이렇게 봉사자로 시작해서 대학원에 진학하여 본격적으로 상담 공부를 하시는 분들도 많답니다.
워크숍 일정은 아주 널널했지요.
일단"Another earth" 라는영화를 한 편 보았는데 저는 아이들 귀가시간 때문에 함께 보지는 못했어요.
영화를 보지 않아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용서'라는 문제를 '또다른 나'를 만났을 때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하는 내용 같았어요.
그리고 맛있는 고깃집에 가서 삼겹살과 볶음밥을 먹었고요...(삼겹살은 언제나 옳죠! )
음식 앞에서 이성을 잃어버리는 습성이 있어서 사진은 못 찍었지만.... 여러분이 상상하는 바로! 그! 가장 맛있는 삼겹살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과자를 먹으며 'King's man' 영화를 보고요,
요즘 핫!하다는 마이크 노래방을 들고 돌아가며 노래를 불렀습니다.(노래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마약이라나요?)
네.... 30대 후반부터 50대 중반까지
육아와 집안일과 공부와 남편을 모두 까맣게 잊고
결혼 전의 아가씨로 돌아갔다가, 더 거슬러 여고생이 되었다가, 어린이가 되었다가 하면서 홀가분하게 웃고 놀았습니다.
그러나, 워크숍인데 마냥 웃고 놀지만은 않았겠죠..
"워크숍에서는 손에 물을 묻히지 말자"는 대장님의 지론에 따라
아침은 미리 사다 놓은 빵과 죽과 과일로 가볍게 많이 먹고
인생드라마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버킷 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열 가지 정도는 적어 본 적이 있지만 대장님은 30칸 짜리 활동지를 준비해 오셨네요. 저의 버킷리스트는 이렇습니다.
우선 떠오르는 것부터 적어보았는데, 대부분 먼 곳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죠..
아프리카로 가거나.... 사막으로 가거나....이탈리아에서 먹방을 찍거나.....ㅎㅎㅎ
그 다음으로는 가족에 대한 것들이 많네요..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았는데, 그것을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아요. 남편에게도 좋아하는 카메라를 사 주고 싶다고 썼네요. 사실 저는 남편에게 아주 큰 사랑을 받고 살고 있답니다. 그래서 저도 뭘 주고 싶은가봐요...
개인적인 소망들도 많고요...
체지방 15프로로 만들기....
이제훈 배우과 눈 맞추며 떡볶이 먹기라니!!! (너무나 원색적인 욕망이네욥..)
다음 작업은 이 항목들을 하나씩 자른 후
실현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으로 분류합니다.
이 작업도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 앞으로의 일이고, 저의 욕망의 크기와는 거리를 두어야 하니까요.
저는 '이제훈과 떡볶이 먹기, 송강호와 영화 얘기 나누기, 아프리카 여행하기, 사막에서 별 보기, 몽골초원 방랑하기'를 제외시켰어요. 정말 포기하기 싫었는데....ㅠㅠ
다음으로 실현가능한 것으로 분류된 것에 우선 순위를 정하고 실행기한을 정하는 것입니다.
저는 1일 1권 독서에 미치기를 1번으로 정했네요. 솔직히 1일 1책은 무리스럽지요. 2일 1권 정도로 양보하고 싶네요..
그리고 순위와 기한을 정하다 보니, 욕망의 크기에 속아서 실현가능한 것으로 분류했던 몇 가지를 다시 탈락시키게 되었습니다. 우선순위 작업을 몇 번 거듭하다 보면 현실감이 깨어나서 정말 실현하능 한 것들만 남게 되겠지요..
슬프지만..... 인생은 영화가 아니니까요...ㅠㅠ
그리고 마지막 작업으로
인생드라마를 만드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렇게 30대부터 100대까지의 빈 칸에
앞서 했던 것을 정리합니다.
저는 지금 40대 초반이라서 30대 칸은 적을 수 없었어요. 그것이 몹시 슬펐는데,
그래도 남은 날들이 살아 온 날들보다 훨씬 많네요.
하나하나 적다보니.....
40대에 할 일이 정말 많군요.
가장 먼저 할 일은....."토론, 논쟁, 시비, 싸움에서 압도적으로 이겨보기"입니다. (아이쿠!!)
45세에는 이것을 이루어야 하니까 오늘부터 싸움 연습을 해야 하나요?
오늘 남편과 한 판 크게 싸워 볼까요?? (크크크크)
이렇게 쭉~~ 연령대별로 적어가다 보니
제 삶의 그림이 그려지는 듯 합니다. 이렇게 계획대로 사는 것은 몹시 힘든 일일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인생의 방향은 좀더 분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도 이 작업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다 보면, 조금은 더 빨리 자기 삶의 방향을 잡아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버킷리스트를 적어보신 적이 있나요?
주말 오후,
아무 것도 하지 싫은데, 또 아무것도 안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는 싫을 때
흰 종이에 버킷 리스트를 적어 보세요.
여러분의 마음 깊숙한 곳에 묻혀 있던 소중한 것들이 드러날 거예요.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