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이 새파랗게 새싹이 돋았다.
춘자는 미운동생을 업고 박바가지를 들고 밭둑으로 나간다.
소복소복 향긋한 쑥이 자랐다.
쑥냄새는 언제 맡아도 좋다.
아지랑이가 자글자글 피어오르는 밭둑 위에 털썩 걸터 앉아
쑥을 뜯고 있으면 세상 좋다.
미운 동생은 잠깐 내려놓아도 괜찮다.
흙을 좀 집어 먹어도 무슨 상관이냐.
입에 넣었다가 맛이 없으면 뱉어버리니까 괜찮다.
소복소복 쑥이 자란 틈에 제비꽃이 피었다.
제비가 돌아올 때 핀다고 제비꽃이라 부른다지.
춘자네 집 처마 밑에도 제비 한 쌍이 집을 지었다.
좀 있으면 새끼도 치겠지.
칫, 제비새끼들은 좋겠다.
엄마랑 아부지랑 다 있으니까.
새끼들 배 고플까봐 부지런히 벌레도 잡아다 주겠지.
나도 제비새끼였으면 좋겠다.
춘자는 쑥을 뜯는다.
박바가지에 수북하게 쑥이 담겼다.
쑥도 부지런하지 않으면 뜯을 게 없다.
미운 어마이한테 거친 보리밥이라도 한 술 얻어 먹으려면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쑥을 뜯어 놓고는 뒷산에 고사리 꺽으러 갈 거다.
고사리 나는 터는 산소 두 개가 있어서 무섭다.
그래도 고사리를 꺽어다 툇마루에 갖다 놓으면
미운 어마이 목소리가 조금은 누그러진다.
저 언덕 아래로 교자하고 또분이, 판분이가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오는 모양이다.
재잘재잘 제비새끼처럼 떠드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쑥 뜯어 놓고, 고사리 꺾어다 놓으면
내일은 학교 갈 수 있으려나.....
빼~~~액!
미운 동생이 밭둑 아래로 굴러 나동그라졌다.
춘자는 덜컥 심장이 내려 앉으며
궁둥이로 미끄러져 밭둑 아래로 내려간다.
미운 동생을 얼른 안아 올린다.
미운 동생 눈 옆에 상처가 났다.
흙먼지며 마른 풀을 뒤집어 쓰고 아프다고 고함을 치며 운다.
춘자는 벌벌 떨며 흙먼지와 풀을 턴다.
어떡하노....어떡하믄 좋노.....
자세히 살펴 보니 눈 옆에 상처 말고
이마도 긁히고 손바닥도 긁혔다.
아이고, 나는 인제 어떡하노....
나는 인제 아부지한테 새어마이한테 맞아 죽겠다아...........
춘자는 그만 미운 동생을 안은채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린다.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며 들에 참을 나르고
미운 동생을 업고 쑥을 뜯고
또 고사리를 꺾어다 놓고
내일은 학교에 가려나.....기대해 보는데
미운 동생이 밭둑에서 굴러 상처가 났습니다.
춘자는 미운 동생의 몸에 난 상처보다는
집에 돌아가면 아부지한테 미운 어마이한테 맞을까봐
그것이 더 무섭습니다.
춘자는 어떡하면 좋을까요....ㅠㅠ
춘자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