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은 요술막대를 한 번 휘둘러 사방으로 흩어진 사과를 바구니에 모두 담았어요. 그리고는 거실을 한 바퀴 빙 돌며 요술막대로 의자를 톡톡 두드리고 허공에 동그라미 모양을 그려서 계모와 두 언니들을 의자에 다소곳이 앉혔어요. 신데렐라와 계모와 두 언니가 서로 마주보며 동그랗게 앉았고, 요정도 신데렐라와 계모 사이에 앉았어요. 요정이 사과 바구니를 향해 요술막대를 휘두르자 사과 바구니가 동그라미 가운데 얌전히 내려앉았어요. 또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에 은은한 오렌지색의 촛불을 밝힌 다음 커텐을 모두 내리고 방안을 둘러보았지요. 요정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신데렐라와 계모와 두 언니들을 바라보고 어깨를 으쓱했지요.
“마....마녀인가요? 뭘 하려는 거죠?”
둘째 언니가 먼저 말을 했어요.
“오~ 요정을 처음 본 모양이군요. 겁에 질릴 만도 해요. 하지만 걱정 말아요.
요정은 요술막대를 휘둘러 세 사람이 조용히 앉게 했어요.
“나는 세 사람이 신데렐라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러 왔어요.”
요정은 조금 엄숙하게 말을 했어요.
“용서라니요? 신데렐라에게 잘못한 것이 없는데 무슨 용서를 받나요?”
세 사람은 신데렐라를 쳐다보며 깔깔 웃었어요.
요정은 신데렐라의 어깨를 감싸 안고 속삭였어요.
신데렐라는 요정의 엄숙한 말에도 제멋대로인 세 사람에게 화가 났지만, 숨을 크게 쉬고 말을 하기 시작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난 큰 슬픔에 빠졌어요. 어머니의 얼굴도 기억이 안 나는데 아버지까지 나를 떠나버려서 나는 세상에 혼자 버려진 것 같았죠. 그래서 나한테 친절하지는 않았지만 새어머니마저 떠나버릴까봐 나는 힘들고 아파도 새어머니와 언니들이 시키는 일을 다 했어요. 그런데........”
“그것 봐. 우리가 널 보호해 준 게 맞잖아. 그런데 왜 우리가 사과를 해야 하지?”
신데렐라가 계속 말을 하려는데 계모가 기세등등해져서 큰소리를 쳤지요.
요정은 신데렐라에게 잠깐 기다려달라는 눈짓을 하고는 지팡이를 들고 말을 했어요.
“이제부터 이 요술막대를 들고 있는 사람만 말을 할 수 있어요. 요술막대를 들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말하는 사람의 말을 잘 들어야 해요. 요술막대는 여기 있는 사람 모두에게 차례로 돌아가니 자기한테 지팡이가 올 때까지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기다려야 합니다. 약속을 지켜준다면, 여기 있는 사람 모두가 큰 선물을 받을 거예요. 자, 이 약속을 지킬 수 있나요?”
큰 선물을 받을 거란 요정의 말에 계모와 두 언니는 얌전히 약속을 지키겠다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요정은 요술막대를 다시 신데렐라에게 주었어요. 신데렐라는 요술막대를 잡고 계모와 두 언니들을 보았어요. 뾰로퉁한 표정이었지만 신데렐라를 바라보고 조용히 앉아 있었기 때문에 신데렐라는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어요.
“새어머니와 언니들은 나를 마치 집안일을 하는 하녀처럼 함부로 대했어요. 어떤 날은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집안일을 했고, 어떤 날은 밤새 잠도 못 자고 언니들의 드레스를 만들어야 했어요. 온갖 힘든 일을 다 했지만 새어머니와 언니들은 고맙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나의 지저분한 몰골을 비웃고, 더러운 냄새가 난다며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했어요. 그럴 때 나는 너무도 비참했고, 새어머니와 언니들을 미워하는 마음이 점점 커졌어요.
요술막대는 이제 큰언니에게 돌아갔어요.
“신데렐라, 네 아버지가 살아있을 땐 우리 자매를 마땅치 않아 하셨어. 언제나 우리 자매보다 널 더 아끼고 사랑했어. 난 그게 너무 샘이 났어. 우리도 아버지 마음에 들고 싶어서 나름대로 애를 썼단 말이야. 하지만...... 소용 없었지. 그래서 네 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신데렐라, 넌 내 딸이 아니야. 그런데 너는 똑똑한데다가 예쁘고, 착하기까지 해서 너무 미웠어. 그리고 네가 어른이 되면 우리 모녀를 이 집에서 쫓아낼 것 같았어. 너도 알겠지만, 우리 모녀는 이 집을 나가면 오갈 곳이 없지 않니?
요술막대는 다시 요정에게 돌아왔어요.
“모두의 말을 다 들어 봤어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드디어 신데렐라, 그 후 3편을 올리게 되었네요.
신데렐라와 계모 모녀 모두를 하루라도 빨리 행복하게 해 주고 싶었는데, 고민하고 고민하는 사이에 9일이라는 시간이 휘리릭~ 지나가 버렸습니다.
그런데, 아직 끝을 맺지 못했어요. (ㅜㅜ)
어쨌든...
요정이 다시 나타난 이유가 밝혀졌군요.
신데렐라에게 계모 모녀가 용서를 구하고, 화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요정은 요술을 부릴 수 있으니 단번에 계모 모녀의 잘못을 뉘우치게 할 능력이 있었을텐데, 그런 요술을 부리지는 않네요. 대신 요정은 네 사람에게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모두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줍니다.
동그랗게 둘러앉게 해서요.
요술 지팡이를 들고 있는 사람만 말을 할 수 있게 하고, 나머지는 잘 들으라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이전까지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서로의 속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요정의 스킬(?)에 대해서는 후에 '회복적 정의'에 대한 포스팅을 할 때 다룰까 합니다. 지금 하자니 힘드러~~~요)
서로의 속마음과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신데델라와 계모 모녀 사이는 이제 어떻게 전개될까요?
'신데렐라, 그 후'를 처음 시작할 땐 가벼운 마음으로
한 편으로 끝을 맺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야기가 길어지네요.
'모두모두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로 끝났던 것을 다시 풀어헤쳐서
각자의 입장을 들어보려 하니 많이 벅찹니다.(헉헉~)
그런데, 뭐 핑계를 대자면....
사람 살이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잖아요?
아무튼
신데렐라가 진정 행복해지기 위한 여정은 다시 이어집니다.
신데렐라, 그 후 1, 2편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눌러 주세요.^^
1편 : https://steemit.com/kr-newbie/@carrot96/4rfwxn
2편 : https://steemit.com/kr-newbie/@carrot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