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자도 엄마가 있었다.
춘자는 엄마 얼굴을 모른다.
춘자 아부지는 그 고을 부잣집 외아들이었다.
손짓만 까딱까딱 하며 귀하게 컸다.
이웃 고을 양가 규수와 혼인을 했다.
그리고 손짓만 까딱까딱 했다.
춘자 아부지는 아부지한테 돈을 달라고 했다.
집을 나가 한 달, 석 달, 여섯 달만에 돌아왔다.
그 때마다 입술을 빨갛게 칠한 여자를 데리고 왔다.
여자는 춘자아부지 수중에 돈이 떨어지면 떠났다.
가을에는 춘자할배네 너른 들판에 낟가리가 수도없이 쌓였다.
낟가리 탈곡이 끝나면 춘자아부지는 그걸 탈탈 털어 팔아서 나갔다.
가을 지나고, 겨울 지나고, 봄이 올 때쯤
춘자아부지가 들어왔다.
입술을 빨갛게 칠한, 배 부른 여자를 데리고 왔다.
여자는 아들을 낳았다.
춘자 엄마는 춘자를 낳았다.
춘자엄마와 춘자엄마가 낳은 아들 넷, 딸 둘은
춘자아부지에게서 슬픔과 외면을 받았다.
춘자엄마는 춘자가 세 살일 때 그곳으로 갔다.
춘자 오빠들과 언니가 우는데, 춘자는 땅바닥에 그림을 그렸다.
춘자야, 너 엄마 어데 갔노?
몰라.......
춘자는 사람들이 처음 보는 옷을 입고
머리에 허연 것을 두르고 지팡이를 짚고 우는 이유를 모른다.
춘자는 세 살이었다.
춘자를 키운 건
춘자엄마 맏오빠의 색시였다.
오빠 색시는 얼굴도 곱고 길쌈 솜씨도 좋았다.
그리고 춘자엄마를 많이 안아주었다.
춘아아부지가 데려온 여자는
아들을 낳고 낳고 또 낳았다.
춘자가 업어줘야 할 미운 동생들이
너무 많았다.
미운어마이는 밉고미운 언나를 자꾸 낳았다.
춘자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춘자가 행복해질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