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입학 후 첫 등교를 했다.
아침 7시 57분에 통학버스가 출발하기 때문에
집에서 7시 53분에는 나가야 한다.
쌍둥이들을 7시 10분에 깨웠다.
곤히 자는 아이들을 깨우는 것은 언제나 안타깝다.
무사히 버스를 타고 학교로 갔다. 지금쯤..... 1교시 수업을 받고 있겠지.
입학 후 첫 한 달은 적응이간이라서 공부를 하지는 않는다.
이번 주 수업 계획안에 따르면
1교시에는 자기소개하기를 할 것이다.
엄마 앞에서는 호랑이도 같이 때려잡지만
낯선 곳에서는 얼음처럼 굳어버리는 아들이다.
그래서 토요일 밤, 딸과 셋이서 학교 놀이를 하면서 예행연습을 했다.
당근이가 선생님이 되어 수업을 했다.
1교시는 자기 소개하기 시간.
안녕, 난 민성이야.
난 퍼즐을 잘 해.
친하게 지내자.
자기소개할 때 할 말을 만들어 연습을 시켰다.
몸을 베베 꼬며 말끝을 흐렸지만, 그래도 이정도로만 해도 좋겠다.
일요일 나들이 갈 때 차 안에서도 연습을 시켰다.
교실에선.....
자리에서 일어나기라도 했을까...
화장실엔 한 번 다녀왔을까.
방금 아들이 다니는 학교 특수교육 담당 선생님이 전화를 하셨다.
아들의 교실을 슬쩍 보았는데, 잘 앉아 있다고 한다.
잘 앉아 있기는 할 것이다. 문제는..... 자리에서 일어나야 할 때
일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자리 바꾸기를 했는데, 자리도 잘 바꾸었다고 한다.
일어나야 할 때 일어났구나. 이만하면 잘 하고 있는 것이다.
집에 앉아 있지만 신경이 온통 아들의 교실에 가 있다.
특수교육 선생님이, 교실을 틈틈이 관찰해 보겠다고,
무소식이 희소식일 거라고
마음 놓고 있으라고 한다.
하지만 마음이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안절부절이다.
딸이 입학했을 때는 친한 친구가 얼른 생겼으면....
선생님을 좋아하고 잘 따랐으면...
기왕이면 공부를 썩 잘하지는 못해도 그럭저럭 잘 해 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을 뿐, 걱정은 없었다.
아들이 입학을 하고 나니
다 못해도 괜찮으니, 학교와 친해져서 등교거부만 안 했으면....하는 바람 뿐이다.
당근이 아들보다 불안정도가 심했고, 불안이 올라올 때 화살을 자기에게 돌리던
작년에 딸과 같은 반이었던 아이는, 지금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그 아이가 좋아진 것을 보고 희망을 품어 본다.
아들을 학교에 보내 놓고
아무 것도 손에 잡히는 게 없어서
여기에다 불안을 쏟아 놓습니다.(흐엉흐엉)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가 9시 30분 즈음이었는데,
저를 걱정하는 친구가 전화를 걸어 이야기를 하느라 이제서야 마무리를 합니다.ㅎㅎ
딸아이 방에 가 보니 코딱지만한 종이에
꽃이 피어 있습니다.
엄마,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딸의 그림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오후에는 학교밖 아이들을 만나 검정고시 공부를 합니다.
오늘 세 명의 아이들이 새로 온다고 연락을 받아서 아이들이 다 온다면 여섯 명의 아이들과 같이 공부를 하겠네요.
아이들과 공부를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거기에서 또 힘을 받아요.
봉사, 재능기부, 이런 것은 내 것을 주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여기다 제 불안을 내려 놓고
오후에 만날 아이들을 위해 힘을 또 내 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