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4일
얼마 전에 베트남을 거쳐 캄보디아 여행을 가족들과 함께 다녀왔습니다.
패키지여행이라 온갖 매장에서 상품 홍보하는 설명을 들어야 했습니다. 버스만 타면 현지 가이드가 너무 강조하여, 사지 않으면 한국 돌아가서 후회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홍보한 덕에 호텔에 자면서도 꿈도 꾸었던 그 신비의 만병통치약 노니도 있었고. 꾸준히 복용하면 모든 암이 예방된다는 상황버섯도 있었고, 몸에 지니면 건강과 행운, 부를 가져다 준다는 보석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은 보석상 얘기만 하겠습니다.
보석상에 들러니 온갖 탄생석에 대하여 별실에 손님을 모아 놓고 홍보를 하더군요. 진실과 우정의 1월석 가넷, 하늘과 인간을 이어준다는 2월석 진주, 영원한 젊음의 3월석 아쿠아 마린, 여자를 수호한다는 4월석 다이아몬드, 자연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5월석 에메랄드, 천년 보석의 왕인 6월석 진주, 여인의 입술을 상징하는 7월석 루비, 우주의 신비인 8월석 페리도트, 혼의 보석인 9월석 사파이어, 무지개 요정인 10월석 오팔, 건강의 돌인 11월석 토파즈, 행운의 보석인 12월석 터키석이 있다고 설명을 하며 약간 흥분되어 말을 이어갔습니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사지 않으면 안 되게 곤란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타국에 여행을 가면 가족끼리 옹기종기 같이 움직이고 같이 자리를 합니다. 갑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어떤 숙녀에게는 몇 월에 태어났느냐고 묻더니 옆에 있는 중년의 신사를 보고는 이 보석은 아빠가 딸에게 선물하면 건강과 부와 행운이 찾아 올 거라고 합니다. 아빠인 줄 알고요. 어떤 남학생에게는 옆에 있는 엄마가 사주면 좋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변수가 생겼습니다. 엄마가 아니고 이모랍니다. 그러니까 말을 바꾸어 이모가 사주면 효과가 더 좋답니다. 헉!!!
우리 가족은 그 홍보에 반은 혼미해진 상태로 매장으로 우르르 몰려갔습니다. 팔찌, 목걸이, 반지 등 매료되어 구경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는 아들이 “그거 사는 순간 내 지갑에서 돈이 나가며, 부와는 그만큼 멀어진다. 그래도 살래?” 하더군요. 그제 서야 우리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보석상 매장을 무사히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말에 의해 현혹되기도 하고 갈등하기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번쯤은 되돌아보고 생각해 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