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시] 오지 않는 내일

camille03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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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상에 걸터앉은 그는 창가를 바라본다
선생님은 내일을 너무 당연히 여기셨군요
노인은 말하길
노을이 지고 있구나

검은 장의에 길고 하얀 부리
어두운 가을비 냄새가 난다

선생님은 사랑은 어제에 받으셨는데
사랑을 주는 일은 늘 내일로 미루셨군요
노인은 말하길
노을이 지는 것이 이리도 길던가
밤이 오면 내일을 내게 약속할 텐데

선생님은 어제에 가진 것들을
오늘도 하나 내려놓은 게 없으시군요
내일은 내려놓으려 하셨습니까?
노인은 말하길
밤이 오면 새벽이 있을 텐데
그렇다면 내일이 있을 텐데

선생님은 내일을 너무 당연히 여기셨군요
태어날 때 선물로 받으신 건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었는데
정말 모르고 사셨군요
노인은 말하길
노을이 멈춰있다
오늘 내게 내일은 결국 오지 않는구나

더는 말하지 않았다
침묵이 있었다
내일이 오지 않으니
먼 길을 떠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