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생일이었다. 마침 신랑이 생일 전날 당직이라 일찍 퇴근해서
아가들과 낮산책을 함께했다. 혼자 두 녀석 컨트롤하면서 산책하는게
쉽지는 않은데 신랑이 함께 해줘서 더 편하고 즐거웠다.
황사가 있었지만 날씨도 맑아서 더 감사했고.
청이는 평일 낮에 아빠와 함께하는 산책이 오래간만이라서
뒷다리가 땅에 붙어 있었던 적이 없었을 정도로 신나게 뛰어다녔다.
내가 사랑하는 수컷 두 마리의 신난 뒷모습이 참 좋다.
예전에는 남들에겐 특별하지 않은 날인데 생일이라 유난떠는게 싫었는데
일년에 하루 뿐인 나의 날이니까 최대한 행복하게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마침 김혜리의 필름클럽에 사연을 보냈는데 내 생일에 딱 업로드 된
이번 주 편에 내 사연도 소개됐다. 너무 특별한 생일 선물이라 행복했다.
기분좋게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왔다.
며칠 사이에 신기할 정도로 잎들이 돋아나고 잔디들로 푸르러지는
자연을 보고 있으니 정말 신기했다.
작은 콩같은 배가 달리는 콩배나무에는 꽃이 가득 피었다.
홍이는 바람 불어서 피곤했던지 안아달라고 해서 안고만 있었고
청이는 신랑과 아주 신나게 쫓아다녔다. 니가 좋으면 나도 좋아.
진부한 말이지만 누군가의 행복이 나의 행복일 수 있는 존재란 얼마나 귀한지.
콩배나무 아래서 바라보던 풍경이 근사했다.
홀로 피어 있던 자목련도 아름다웠다.
바람을 가르며 걸어가는 홍이 뒷모습이 참 귀엽다.
조금 걷다 안으라고 했다. 네. 안으라시면 안아야지요.
행복해서 많이 웃고 맛있는 것도 먹고 햇살을 받으며 산책을 하고
신랑과 다투고 훌쩍이기도 하고 그랬던 평소와 크게 다름없었지만
또 특별하기도 했던 생일이 지나갔다.
오늘도 내일도 이렇게 즐겁게 감사하며 살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