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애정을 쏟아부었던 나의 플라워스튜디오에서
두번째 가족 사진을 찍었다. 임대인과의 문제로 고민하다 가게를 인수했다.
종종 아직도 꿈에 이 곳에서 수강생들과 레슨하는 꿈을 꾸곤한다.
당시엔 가게를 접을지 모르고 찍었는데 사진으로 남겨둬서 다행이다.
나는 내 공간에서 신랑과 아가들과 사진을 찍고 싶어서 이 곳을 택했는데
밀폐된 공간에서 낯선 작가님과 사진을 찍으려니
아가들이 긴장을 많이해서 힘들어했다. 미안해.
그래도 내 공간에서 꽃과 함께 행복했던 시절을 기록해두어서
종종 사진을 보면서 그리워하곤 한다.
언젠가 자가의 스튜디오를 갖고 임대료 걱정없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만큼, 하고 싶을 때까지 해야지.
이 때 신랑이랑 많이 싸우던 때였는데 가증스럽게도
가득 사랑하는 척 사진을 찍었다. 역시 사람일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다. 크크
어쩌다보니 가족사진이라기 보다는 내 공간에서 내 프로필 사진 촬영이
되버렸다. 꽃과 함께면 행복하다.
아가들 화관도 하나 만들어서 같이 사진 찍으려했지만
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 가족의 여러 모습들도 다 추억이다.
제일 좋아하는 사진. 청이가 신랑 어깨에서 인상 쓰고 있는 모습이 너무 좋다.
사실 플로리스트는 육체적으로 힘든 직업이다. 꽃시장에서 꽃을 사입해서
이고 지고 나르고 컨디셔닝하고 외부 작업이 있는 날은 소품들 들고 나르고.
사람들의 머릿 속에서는 꽃을 만진다는 일이 굉장히 우아한 줄 알지만
모든 일들이 다 그렇듯 밖에서 보면 멋지지만 직접해보면 쉬운게 없다.
그렇지만, 나는 또 이렇게 선입견을 공고히 해주는 모습을 연출했다.
좋아하는 아가들 사진.
청이 홍이는 불안해서 나와 신랑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이 작은 생명체들이 우리에게 온 힘을 다해 의지하는게 너무 좋다.
난 오래살고 싶은 욕심은 없지만 이 아이들보단 오래 살고 싶다.
종종 산책하러 들렀던 샵 근처 학교 운동장에서
청이 표정이 진짜 웃기다. 심기가 굉장히 불편하신 아드님.
다정한 척 하는 신랑을 거부하는 발길.
햇살에 나와서 사진 찍으려는데 바람이 살랑 불어왔고
홍이가 햇살과 바람을 느끼는 모습이 사진에 담겼다.
가게에 있던 꽃들도 다 꺼내서 사진 찍었다.
가끔은 몸이 너무 힘들어서 컨디셔닝하다가 엉엉 울었던 적도 있었는데
꽃들을 멍하게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사르르 풀린다.
청이의 증명사진도 찰칵.
올해엔 올림픽공원에서 가족사진 찍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