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그랬더니 다시 잠이 오지 않는다.
며칠 너무 많이 자서일까. 곤히 잠든 신랑 옆에 누워 뒤척거리다
결국 포기하고 옆 방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사진첩을 보다 예전
샵에서 꽃수업 후 테이블 밑에 기어들어가 사진찍던 열정가득한
내 모습을 보고 눈물이 왈칵 났다.
불현듯 두려워졌다. 내가 다시 꽃일을
제대로 시작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최근에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났는데 한 친구가 말했다.
너는 글 쓰는 걸 좋아했잖아. 난 니가 어디선가
글을 쓰는 일을 할 줄 알았는데. 요즘은 글 안써?
아, 그랬지. 그 때의 나는 진짜 탐욕스러울
정도로 책을 사들이고,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책의 구절을 메모했지. 돌이켜보면 난 언제나 적당히 좋아했고,
반짝반짝 빛나는 재능이 없는 내 자신을 마주하게 되면
상처입을까 멀어졌다. 매기스플랜의 수학을 좋아했지만
피클공장을 운영하는 피클맨처럼.
그러다 시작한 꽃일이 자꾸만 잘하고 싶어서 마음이 앞서서
버겁다. 상처입을까 두려워 도망치지 않을만큼 좋아하는데.
이런 날들에 휩쓸려서 내 열정을 잊을까 불안하다.
작년에는 이런 저런 일들로 참 마음이 고단해서
많이 울었다. 요즘은 크게 힘들 일이 없어서 울지는 않지만
내가 자꾸만 희미해져가는 것 같아 슬프다.
세상 속에 나를 내가 잘할 수 있는 내가 하고 싶은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다. 더 배우고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