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유럽 일주기] 미친여행 CHAP2_30 보스니아 - 사라예보의 첫인상 | 온갖 종교가 짬뽕된 사라예보의 모습
30. 사라예보의 첫인상
2011년 9월 3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모스타르를 떠나 코니치를 거쳐 사라예보Sarajevo에 도착했다.
유럽 사람들은 산길을 그렇게 좋아하나보다.
우리나라는 산이 가로막혀 있으면 터널을 뚫을 생각을 하는데,
이 사람들은 꼭 산길을 따라 길을 낸다.
그 덕에 내 허벅지는 지금 터질 지경이다.
헬스장이라면 하다 안 되면 포기라도 하는데,
여기는 하다 포기하면 목적지에 도착도 못하고 숲 속에 들어가 노숙을 해야 한다.
자전거와 내 짐 합쳐서 90kg를 끌고 2시간 넘게 레그 프레스를 한다.
헬스를 할 때에는 세트 간 쉬는 시간이라도 있지, 자전거 여행에서는 없다.
내 옆으로 차들이 가볍게 [빵빵]하고 경적을 울려 나를 응원해준다.
이참에 자전거 여행자를 보는 운전자의 반응을 분석해 보자.
지나가는 차들의 반응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나를 응원하는 경적소리.
날 추월하게 되면 눈이 마주치게 되는데 엄지손가락과 함께 미소를 날려준다.
그럼 난 손을 흔들면서 소리를 질러준다.
이럴 땐 힘이 나서 뭔가 속도가 빨라지는 기분이다.
한국에서 서울서 해남까지 종주할 때에는 전혀 응원을 받아보지 못했는데,
에스토니아에서 처음 응원을 받아봤다.
그렇게 신날 수가 없었다.
두 번째는 신경질적인 경적소리.
왕복 2차선에서 화물차 운전자들은 꼭 나에게 신경질을 낸다.
사고가 나면 서로 손해다.
나는 이역만리에서 개죽음을 당하는 것이고,
운전자는 벌금 때문에 인생을 말아먹게 되지.
죽기는 싫으니 난 옆으로 비켜준다.
그제야 추월을 한다.
그런데 곱게 가지 않는다.
엄청난 모래바람으로 나에게 화풀이를 한다.
가끔씩 흘겨보는 사람들이 있어 날 기분 나쁘게 한다.
그렇지만 가장 악질은 이 마지막 부류다.
주로 철모르는 젊은 아이들이 하는 짓이다.
추월을 하는 척 하더니 갑자기 내 속도에 맞춘다.
그리고 창문을 연다. 그럼 가운데 손가락과 함께
“헤이~ 왓더훡 칭창총 니하오 키나키나 꽥!!@#$@#$%#$&”
왓더훡 : What the fuck. 엿먹어라.
칭창총 : 유럽 사람들이 중국 사람을 비하하는데 쓰이는 말,
키나 : 크로아티아어 계열에서 중국을 키나Kina라고 한다.
라는 괴상한 말을 뱉고는 자기들끼리 웃으면서 도망간다.
이런 사람들이라도 있으면 가서 한 대 들이받고 싶다.
속도라도 내려고 하면 왁자지껄 떠들면서 액셀을 밟는다.
저러고 살면 재밌나? 그저 어린 때의 패기인가?
너네 부모님 얼굴 좀 보고싶다.
약이 끝까지 오르지만 어떡하겠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데.
오늘 라이딩에선 5명의 응원단과
2대의 악의적인 경적,
그리고 1대의 개념 없는 무리를 만났다.
날 응원하는 사람들이 수적으로는 더 많다.
그렇지만 사람 마음은 99번의 좋은 일보다 1번의 나쁜 일이 더 기억에 남는 법.
5명의 응원단의 고마움보다는 1무리의 무개념 때문에 화난다.
5명의 응원단 때문에 페달이 가벼워야 되는데
안그래도 오르막에 지친 터라 허벅지가 점점 저려 간다.
그래도 오르막을 2시간 타고 나니 그 다음부터는 오르막이 없다.
그렇게 사라예보에 점점 가까워져 가고 있다.
모스타르와는 달리 전쟁이 언제 있었냐는 듯 아주 깔끔하게 재정비가 되어 있었다.
오직 Holiday Inn 호텔 꼭대기에 박혀 있는 총탄 자국만이
이곳이 전쟁터였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었다.
(외부 이미지) 총탄은 잘 안보이지만 가까이 보면 총탄자국이 좀 있다.
사라예보는 4개의 큰 종교가 상주하는 도시다.
가톨릭, 이슬람, 러시아 정교, 그리고 유대교다.
점점 도시 중앙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외곽에는 성당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중심가로 들어가면 모스크 천지다.
그리고 관광지라고 할 수 있는 이곳의 구시가지는 죄다 이슬람식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그 한복판에 떡하니 유대교 예배당인 시나고그도 있다.
벌써 몇 개 종교가 짬뽕된거야?
그런데 외곽으로 나가면 러시아 정교회까지 있단다.
정말 이곳의 정체는 무엇일까?
잘은 안보이는데 모스크에 성당 짬뽕
사라예보 시내 중앙 성당
사라예보 시내 중앙 러시아정교회 예배당
민족들의 이해관계가 많이 얽힌 보스니아.
민족에 따라 그들의 믿음도 서로 얽히고 섥혀 있었다.
종교 분쟁 때문에 이 땅은 동유럽의 화약고란다.
지금은 평화롭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서로의 믿음에 대한 싸움 대문에 시끄러웠던 곳이고,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 모른단다.
하지만 히잡을 두른 아이와
옷을 입은 건지 벗은 건지 알 수 없는 아이가
손을 잡고 거리를 돌아다닌다.
이슬람식 스포츠 머리를 한 남자들이
장발들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맥주를 들고 위아더 월드를 외치고 있다.
적어도 내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우리 안 싸우고 서로 친구 먹으면서 잘 지내고 있다고 외치는 것 같다.
시내 어딘가에 있는 유대인 예배당 시나고그
시내는 10년 전에 전쟁터였다는 것이 무색할 만큼 깔끔했다.
멀리서 보기에는 벌써 전쟁을 잊은 듯한 인상이다.
나름 마천루도 몇 채 있고, 거리 정비도 깔끔하게 되어 있다.
중간에 백화점도 몇 개 보인다.
그렇지만 사람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좀 달라질 수도 있다.
어르신들의 히잡과 주름살을 보면 그들의 생활고가 느껴진다.
꼬마 아이가 모자를 앞에 놓고 이상한 노래를 부르면서 앵벌이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제과점에서 빵을 건내주는 종업원의 얼굴에서
- 영업스마일 때문에 웃지만 그래도 감출 수 없는 어두운 기운이 느껴지기에 -
그들의 생활고가 느껴진다.
그들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내 중심의 꺼지지 않는 불은 오늘도 계속 타오른다.
2가지 언어권의 공존
그리고 4가지 종교권의 공존
(다리 너머 히잡부대들이 보인다)
(다리 너머 히잡부대들이 보인다)
보스니아 태환 마르카 생겨먹은 모습.
동전 크기는 2마르카 = 500원 정도 (5마르카로는 하키해도 될 듯)
마르카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독일 마르크화를 1:1로 페깅하여 만든 화폐다.
지금은 유로로 바뀌면서 2마르카:1유로로 페깅된 상태
체인 세상에서 화폐에 대한 공부를 하다보니 깨닫는 경제관념
동전 크기는 2마르카 = 500원 정도 (5마르카로는 하키해도 될 듯)
마르카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독일 마르크화를 1:1로 페깅하여 만든 화폐다.
지금은 유로로 바뀌면서 2마르카:1유로로 페깅된 상태
체인 세상에서 화폐에 대한 공부를 하다보니 깨닫는 경제관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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