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파티로 등산하는 두 사람이 있었다.
(자일파티 : 줄을 함께 묶고 등반하는 동료)
혹독한 시련을 겪은 후에 정상에 섰다.
언제나 그렇듯이 정상 등정의 기쁨은 순간적일 뿐,
이제 등반보다 더 힘든 하산과정이 남아 있다.
등반에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소모한 탓에
필사적인 하산을 감행해야 한다.
이때, 예상치못한 재앙이 닥쳐왔다.
한 사람이
아이젠(등산화 바닥에 부착하여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등산 용구)을 떨어뜨린 것이다.
수천 길 아래의 절벽 밑으로 떨어져가는 아이젠을 바라보고 있을 때,
두 사람의 마음속에서는 어떤 생각이 피어오르고 있었을까?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깍아지를 절벽에서 아이젠없이 하산하는 것은 자살행위다.
아이젠이 없다는 것은 발을 옮겨 디딜 데가 없는 것과 같다.
방법은 단 하나,
아이젠이 있는 사람이 뒷사람을 위해
발을 디딜 수 있도록 얼음을 깎아주면서 하산하는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하산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입을 굳게 다문 채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을 옮기는 것에만 몰두했다.
절망적인 하산이었다.
남겨진 시간 안에 철수할 가망이 없었다.
추위로 인해 함께 죽음을 맞이하는 것만 남아있을 뿐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이를 악물며 하산에 몰두했다.
어느 순간,
앞 사람은 자신의 뒤로 이어져 있던 자일이 느슨하다는 것을 느꼈다.
불길했다.
후다닥 자일을 당겨보니 끊어있었다.
아이젠을 잃어버린 동료가 스스로 끊고 떨어진 것이다.
홀로 남겨진 한 사람은 미친듯이 동료의 이름을 부르며
주위를 샅샅히 뒤졌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그 동료는 혼자의 죽음으로 다른 한 사람을 살리고 싶었던 것이다.
고독한 선택
평소에는 잘 실감이 안나지만,
코너에 몰리거나,
극한의 상황일 때,
고독한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온다.
지금까지 나를
지지해준 사람,
지탱해준 돈,
뛰게했던 목표,
쉬게했던 의미,
살게했던 이유들..
이런 것을 끊고 새로워져야 할 때가 있다.
고독한 선택.
모든 사람을 이해시킬 수도 없다.
나조차 다 이해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택을 해야한다.
이것이 맞는지, 아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나이는 점점 들지만
내가 지내왔던 소박한 시간들
이외에는
항상 극한초보다.
고독한 선택
연속이다.
스스로 자일을 끊어버리는 선택을 하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