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외적인 것들도 중요하다. 아무리 멋진 글이라도 오타 투성이에 맞춤법이 어긋나있다면 감동이 반감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영어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단어의 스펠링을 체크하는 것뿐 아니라, 맞춤법과 글 작성법, 구두점 표기법 등을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글의 내용이 잘 전달될 수 있다.
영어로 글을 써보겠다고 생각한 후부터 한번은 꼭 공부해야지하고 다짐한 책이 있었다. 바로 "The Elements of Style"이다. 미국에서도 꽤 유명해서 본격적인 작문 수업을 시작한 웬만한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은 다 읽어봤을 정도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성문 영어'나 '수학의 정석' 정도라고나 할까.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그렇게 두껍지 않다는 점이다. 개정증보판이 (내용만 따질 경우) 85페이지니까, 책꽂이 사이에 꽂혀 있어도 다른 책에 파묻혀 잘 보이지 않을 아주 얇고, 작은 책이다. 하지만 얇고 작은 책이라고 무시해서는 안된다. 이 책은 2011년에 <타임지>가 선정한 "1923년 이후 출간된 책들 중 가장 영향력있는 영어로 출간된 책들 100권"에 뽑혔다.
출처: 교보문고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영어 학습서'라는 문구가 그다지 틀린 표현은 아니다. 그나저나 인터넷에 찾아보니 한글판 가격은 3천원이다. 무척 싸다. 물론 책이 엄청 얇으니까 싼 거겠지만. 영어판 가격은 $9.95다. 현재 환율로 무려 11,885원. 비싸군. -_-;;
원래 이 책은 처음부터 출판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건 아니었다. 1919년 윌리엄 스트렁크 주니어(William Strunk Jr.)가 코넥대학의 교수이던 시절, 자신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자신이 아는 걸 간단히 책자로 만들었다. 워낙 중요한 핵심만 뽑아놓았기 때문에 43페이지 짜리 얇은 소책자였고, 학생들 사이에서도 그저 "작은 책 the little book"으로만 통했다.
스트렁크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던 제자들 중에는 E. B. 화이트(E. B. White)도 있었는데, 이 사람이 누군고 하니 훗날 "샬롯의 거미줄(Charlotte's Web)"이라는 명작 동화를 쓴 작가다. 아무튼, 화이트는 까맣게 잊고 있던 대학 은사님의 소책자를 떠올리고 그 내용을 신문에 기고하는데, 이후 그 소책자를 정식출판하자는 제안을 받게 된다. 그는 그 소책자에 자신이 알고 있는 글쓰기 기본원칙들을 덧붙이고 편집해서 1959년에 "The Elements of Style"이라는 책을 내게 된다. 스트렁크 교수님은 이미 1946년에 별세하셨다. 따라서 이 책은 두 사람이 서로 논의해서 쓴 글이 아니라, 시차를 두고 따로 쓴 글이다.
출처: Goodreads
저자 이름에 Willian Strunk Jr. 와 E. B. White이 써있다. 둘 다 이름이 길기 때문에 그냥 줄여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인) Strunk and White이라고 부른다.
내가 이 책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건 대학 때였다. 당시 교수님은 미국 대학생들은 모두 이 책을 기본으로 공부한다며 우리에게 읽고 공부하라고 알려주셨다. 하지만 영어 실력이 지금보다 형편없었던 그 시절에 영어로 된 책을 읽고 공부하는 건 무척이나 어려웠고, 나는 책 내용을 제대로 이해도 하지 못한 채 덮어버리고 말았다.
영어로 글을 쓰려면 다시 도구들을 정비해야 한다. 그때 어렴풋이 이해하고 넘어갔던 내용을 다시 공부하기 위해 얼마 전 이 책을 새롭게 구입했다. 앞으로 이 책을 공부하면서 맞춤법과 글 작성법에 대한 포스팅도 함께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