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데 실력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으면 괴롭다. 괴롭다가 괴롭다가, 나중에는 그냥 자포자기하게 된다. 난 여기까지인가 보다, 난 안 되나 보다 하면서. 그냥 남들의 재능을 부러워하며 눈호강하는 걸로 만족하는 거다.
이런 일들이 내겐 꽤 많은데, 그중 하나가 바로 그림 그리기다. 그림을 좋아하긴 하지만 막상 내 그림 솜씨는 별로다. 나는 특히 그림의 선을 좋아한다. 그래서 수채화나 유화 같은 그림보다는 선이 잘 드러나는 만화에 곧잘 감동한다. 또한 컴퓨터로 그린 그림보다는 연필이나 펜으로 그린 그림에 더 열광한다.
여러 번 그림을 시도해본 적이 있지만 곧 포기했다. 도무지 내 안에서는 그렇게 멋진 선이 나오질 않았다. 더군다나 거기에 색이라도 입히게 되면 그림은 순식간에 '폭 to the 망'이 되어 버린다. 색채에 대한 감각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건 그림을 따라 그리는 거다. 혼자서 그리라면 잘 못 그리지만, 보고 따라 그리면 어느 정도는 멋진 그림을 흉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도 색칠은 안 하고 선만 따라 그린다.
내가 이렇게 따라 그린 그림 몇 편을 예전에 올린 적이 있다. 아래 글이다. 굳이 클릭해서 읽으실 필요는 없다.
[KR][EN] 내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 / What Drawing Means to Me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는 그림이 좋은 거 같다. 뭔가 하나에 집중을 하고 있어서 그런가 보다. 더구나 나 같은 경우는 머리를 쓰면서 창작해내는 게 아니라 보고 있는 그대로 따라 그리는 거라서 그런지, 그림을 따라 그리고 나면 마음이 참 편해진다. 그래서 한동안 잊고 있었던 그림 따라 그리기를 다시 해봤다. 스팀잇의 명사이신 @zzoya 님의 그림을!!
(쪼야님께 그림 따라 그려도 된다는 허락은 받았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야 그려서 올리게 됐다.)
일단 예~~~전 그림부터. 시작은 가볍게. 비교를 위해 쪼야님의 그림부터 짜잔!

쪼야님 초기에 올리셨던 그림 중 하나. 상자 속에 들어간 고양이. 그러고 보니 너 당케님의 좀비캣이다냥?
자, 그리고 대망의(?) 내가 따라 그린 그림!
음... 음? -_-;;
쪼야님의 고양이가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부엉이가 돼버렸다.
이러면 안 돼.. 다메요.. ㅠ.ㅠ
그리고 왜 그림이 기울어 있는 것이냣? 역시 나의 사진술은.. ㅠ.ㅠ
여기에서 포기할 순 없지. 쪼야님의 두 번째 그림!! 아줌마!!

동글동글 귀여운 아줌마. 이쁜 아줌마. ^^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그림에서 내가 좋아하는 건 치마다. 특히, 치마의 저 회색 주름. 너무나 자연스럽게 치마의 주름을 표현해놔서, 치마 주름만 한참을 보고 있었다. 이렇게 써놓으니 좀 이상한 사람 같지만..
아무튼 이 그림도 너무너무 좋아서 따라 그려봤다. 치마 주름에 심혈을 기울여서..

쪼야님은 뭘로 색칠을 하셨는지 모르겠다. 처음엔 사인펜으로 따라 그리려다가 다리를 색칠하면서 그게 실수라는 걸 깨달았다. 색채 감각이 없는 내가 칠하기엔 너무나 진하고 강렬했다. 그래서 나머지는 색연필로 살살 따라했다. (아, 검은색 빼고. 검은색은 사인펜으로 슥슥~)
내가 그려놓고 혼자 감동먹은 건 역시나 치마의 주름. (진정 이 치마 주름을 제가 그렸단 말입니까? ㅠ.ㅠ) 회색 색연필로 따라 그렸는데, 주름이 잘 표현된 거 같아서 괜히 혼자 기뻤다. 아줌마가 조금 날씬해지고 키가 커진 것 같긴 하지만 그냥 넘어가자. 치마 주름이 잘 표현됐으니. :)
앞으로도 쪼야님 그림 중에 마음에 드는 거 (중에 내가 그릴 수 있을 만한 거 중에 실패하지 않은 거) 또 들고 오려고 한다. 부디 #02.를 쓸 수 있길.
멋진 그림을 그리시는 쪼야님께 애정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