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드디어 바르셀로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아니 사실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언제 그라나다로 넘어갔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내가 확인 할 수 있는것은 사진의 EXIF 데이터에 남겨져 있는 것 뿐이니까 말이다.
이날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모집한 현지 투어가 있던 날이었다. 저때만 하더라도 영어에 한참 자신감이 있을 시기였고 같이 가기로 했던 여자 2명도 괜찮다고 하기에 영어 투어를 예약하고 돌아다녔다. 지금까지 돌아다녔던 곳이 바르셀로나의 큰 명소들이었다면 현지 투어의 경우에는 작은 명소들을 소개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들을 알려주었어서 참 재미났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예쁜 한국 여자 2명과 함께 해서 그런것일수도 있고 말이다.
기억이 가물거리는 피카소 관련된 것들도 보고 설명도 듣고 그렇게 아침 일찍부터 진행되었던 투어를 끝맞췄다. 점심은 그녀들이 알아본 곳을 가기로 하였는데 확실히 이런 정보는 여자들이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저때의 내가 혼자였다면 저런 레스토랑에 갈것이라고 생각조차 안했을테니 말이다.
바르셀로나 라폰다(LA FONDA) 라는 곳에서 점심 코스요리를 먹기로 했었다. 글을 쓰기전에 내 기억이 맞나 검색을 좀 해보니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레스토랑이어서 왠지 모르게 반가운 느낌이 들었다.
어느 가게가 6년 이상 유지되고 있고 아직까지도 블로그 같은곳에 정보가 올라온다면 분명 가격이든 맛이든 서비스이든지 엉망인 가게는 아닐테니까 말이다.
스페인 음식은 의외로 입맛에 맞았다. 라폰다에서의 점심은 아직 학생이었던 나에게 꽤나 부담스러웠지만 맛있어서 만족하고 나왔던 기억이 난다. 지금까지 그 맛을 유지하고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말이다.
이렇게 나의 바르셀로나 첫 여행은 끝이 나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재미난 순간들이 많았다. 혼자 처음 여행을 떠났지만 여행지 곳곳 마다 즐거움은 존재했고 힘들어도 지나고보면 이 것들이 추억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물론 아쉬운 점들도 많았다. 영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알게 된 스페인 친구를 결국 못본것이 큰 아쉬움 중 하나였고 지금 돌이켜보면 먹는게 남는건데 그때는 돈에 살짝 부담을 가지고 있을 시기였어서 제대로 된 스페인 음식들을 많이 못 먹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녀와의 로맨스도 상당히 아쉬웠고 말이다.
분명 그녀가 먼저 떠나고 나는 그 다음날 떠난 것 같은걸 보니 이 날밤에 그녀는 스위스로 떠나게 되고 내가 지하철 역까지 바래다주었던 기억이 어림풋 스쳐 지나갔다.
나는 그 다음날 그라나라로 가게 된다. 노래로만 들었던 알함브라의 궁전을 향해 말이다.
6년전, 스페인에서 점프샷을 배우다
6년전, 가우디의 흔적을 따라가다
6년전, 바르셀로나에서의 첫날밤
6년전, 나의 여행을 추억하다. Pro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