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사는 콘도에 집을 하나 두시고 추운 계절에만 왔다 가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다. 우리 둘째를 유난히 이뻐 하시는데, 기사를 내 보낸 이후로는 내가 너무 바빠 그랬는지 통 못 뵀는데, 둘째가 사탕 사달래서 콘도 스벅에 잠시 가니, 우리를 보자마자 "건우야~~!" 하시며 둘째를 안으신다.
밥은 먹었어?
어르신들의 화두는 항상 밥이다.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서 본인이 밥을 먹었는지 아리쏭한 둘째는 고개를 갸웃하다가 할아버지 미소에 저당잡혀 답을 한다.
응. 너도 먹었어?
ㅠㅠ 참고로 우리 둘째는 한국말을 잘 못한다. 죄송하다 말씀 드리려는데, 너무 귀엽다며 둘째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신다. 내 커피도 사시고, 둘째 사탕도 사주신다.
하이고.. 내가 요런 녀석을 다시 안아볼 줄이야..
고마워요 할아버지...
내일 마누라랑 들어가... 다음 겨울에 또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또 오셔서 봐요 할아버지.
내 나이 팔십이야. 한달에 두세놈이 연락와. 죽었다고...(ㅠㅠ)
정정하신데요 뭘.(사실 그렇지 않다. 하루가 다르게 여위시고 허리가 굽으신다.)
내가 자네만할 때 세상을 다 가진줄 알았지. 절대 잊지마. 지금 자네가 사랑하는 사람들, 아이들, 절대 다시 오지 않아. 죽으면 끝이야.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계속 우리 건우 사탕 사주시고 저 커피도 사주셔야죠.
건우 엄마도 건강하지?
저야 뭐 매일 운동하는데, 저도 나이가 있으니 걱정은 돼요.
건강해야돼...
네 할아버지...
일어나신다. 그리고 둘째를 한번 더 안으시고 뽀뽀하신다. 그리고 나가신다.
한국에 계신 부모님들이 걱정된다. 그리고 보고싶다... 그리고 죄송하다...
@edwardcha888 님이 알려주신대로 사요때 나물을 만들었다. 맛이 없다ㅠㅠㅠ
요런 쵸코바가 나왔다고 한다. 세상 달달한 쵸코바다 시바. 나도 먹고싶다.
우리 콘도에 현모양처 라는 말 밖에는 붙일 말이 없는 애기엄마가 산다. 어쩌다 보니 언니언니 하며 나를 따르는데, 각종 나물이며 반찬이며, 장 볼 때마다 나를 그렇게 챙긴다. 너무 고맙고 이쁘고..
오늘 수영장에 둘째가 수영을 하는동안 앉아 이야기 하는데, 한 달 동안 한국에 들어간단다. 그런데 자기가 갈 때 비즈니스 석이 없어서 대기 상태란다. 나는 한국 갈 때 비즈니스 타고 간 적이 없다고 했다. 잠깐 가면 되는데 두배나 돈을 줘야 한다고. 그랬더니 말한다.
언니, 애 둘이나 데리고 이코노미 타면 힘들지 않아요? 전 하난데도 너무 힘들어서 남편이 알아서 비즈니스로 끊어주거든요.
나는 이 아이를 애정한다. 아무 생각 없이 말한다. 가끔 부럽다. 근데 오늘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좋겠다 이년아.
스티밋 시작하고 책을 잘 안 읽는다. 여기 글이 너무 재미있어서.. 나는 bookkeepr다. 책을 keep 하자고 다짐한다.
나는 그분이 좋아서 계속 찾아가서 답글을 달고 애정을 표시한다. 근데 그분은 내 댓글에 대댓글도 없고 나를 찾아오지도 않는다. 다른 사람 글에는 부지런히 달드만. 내가 싫은가보다. 나도 이제 안가야겠다.
그럼에도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보인다. 그래서 즐겁다 스티밋.
모두모두 안녕... 잘자요.
** 비지에서는 번호가 잘 안먹힌다. 사실은 7번까지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