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 부모, 그리고 그 나머지 친척들과의 관계.
우선 나는 이 관계를 이런 관점으로 바라봐.
결혼은 결혼 당사자 두 사람이 대표로써 각각 24%의 지분을 보유한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것과 같다.
아마 회사를 운영하거나, 그런 경험이 있거나
주식회사의 지분 관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내가 한 이 이야기가 바로 이해가 될거야.
당사자 한 명당 2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꽤 많아 보일거야. 합치면 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니깐.
하지만 아쉽게도
주식회사에서는 48%의 지분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리고 또 하나, 당사자 두 사람이 한가지 안건에 100%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나마 가지고 있던 48%도 지켜내지 못하지.
나머지 지분 52%는
양가 부모가 대부분을 소유하고
친척들은 0.1%씩이라도 모두 소유하게 될거야.
이제 결혼이라는 주식회사를 운영한다고 하자.
아무리 사소한 마찰이라도 회사(결혼)에 영향을 미친다면
자잘자잘하게 주식을 보유한 친척들부터 시작해서
모든 주주들에게 소식이 전달되고
대주주인 양가 부모들을 통해
대표인 당사자 두 명에게 그들이 원하는 안이 전달될거야.
당사자들은 별 일 아닌 것 같은데
갑자기 주주총회가 각 가족을 중심으로 열리게 되서
양쪽의 의견을 조율하는 통로 역할을 하느라
굉장히 피곤한 일정이 반복되기도 하지.
이런 일이 발생할 때 마다.
당사자들은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야
그나마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보니
2%이상의 찬성표를 얻기 위해
나머지 52%의 주주들,
대부분을 가지고 있을 양가 부모나
자잘 자잘하게 가지고 있는 친척들 중 몇 명을
설득해야되는 상황이 되는 거야.
설득한다고 끝날까?
다행히 51%로 당사자들이 원하는 대로 결과를 냈어.
그럼 49%의 불만은 어떻게 할거야?
그들은 조용히 가만히 그 결과에 승복할까?
깔끔하게?
미안하지만 회사(결혼)에 깔끔이란 단어는 없어.
일 대 일로는 깔끔할 지 몰라도
단체가 되고 집단이 되면 그런거 없어.
만약 참다참다 당사자들이 주주총회에서
아니, 내 회사인데, 내 결혼 생활인데.
내가 왜 지금까지 살면서 몇 번 보지도 못한 사람들이나
갑자기 결혼한다고 하니깐 돌변해서 더 대화가 안되는
부모의 찬성이나 지지가 필요한건지 의문을 제기하면
52%의 주주들은
이게 다 회사(결혼) 잘되라고 하는거지
본인들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이러는 게 아니다, 부터 시작해서
내가 지분도 가지고 있는데
이 회사를 망하게 하겠냐고 오히려 큰 소리 내는 모습을 보게 될거야.
피곤하지. 어렵지.
그래도 내가 이 부분을
앞에서 이야기한 함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부분보다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20대 초반이나 10대 후반처럼
일반적으로 봐도 일찍 결혼을 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결혼을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이 부분을 나름의 방식으로 고민하기 때문이야.
나는 적어도 한국에서, 한국 사람과 결혼을 한다면
내가 선택한 상대방의 가족과
결혼한다고 하니깐 갑자기
내가 모르는 모습을 보여서 나를 당황시키는 내 가족을
어떤 방식으로든 안고 가야된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이 부분이 단순하게 결혼하는 당사자 간의 문제나
두 가족의 문제에서 멈추는게 아니라
사회적인 통념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사회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거든.
안고 가야된다는 표현이 오해가 있을 수 있는데
잘 모시라든지,무조건 이해를 하라든지,
다 맞춰주라든지 가 아니라
나름의 방법으로 관계를 '유지'해야 된다는 의미야.
잘하려고 하지도 말고 못하려고 하지도 않는게
제일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거야.
위에서 이야기 했잖아. 회사 운영은 해야될 거 아냐.
어떻게 유지를 하느냐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답이 없다고 생각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결혼을 하는 당사자 두 명이 서로 대화를 나눠서
적어도 둘은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의 기준, 선을 세우는 일.
하지만 이 또한 사람마다, 관계마다 다르니깐
내 기준이나 선을 이야기 해도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아, 내가 남자니깐 남자들한테
딱 한 가지만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 한다면
결혼하고 나서 갑자기 효자가 되는 사람들이 있어.
상의 좀 해라.
제발 본인 가정에 먼저 충실했으면 좋겠어.
할꺼면 혼자 효자하지말고 상대방도 효녀를 만들어주든가.
본인 가정이 1순위라는 걸 잊지마.
자신없으면 결혼 하지를 말고.
결론적으로 결혼을 바라보는, 그리고
결혼에 대한 가장 큰 고민을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결혼은 딱 두 단어로 표현할 수 있어.
희생과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