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인관학.4.친구.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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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만든 친구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친구.

두 가지 친구 관계는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건 의미가 없어.
항상 두 가지 관계 모두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어느 한 쪽에 치우쳤다는 게 느껴지면
다른 한 쪽에 힘을 준다든지
치우친 부분을 다른 관계로 발전시키든지
상황에 맞게 조절하고 스스로 관리해줘야해.

나는 다른 관계들보다
친구 관계가 유지하기도 어렵지만
만들기는 더 어렵다고 생각해.
왜냐하면 아무래도 친구라는 관계 자체가 기본적으로
첫 만남 이후 다른 관계보다 자리잡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보니깐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있고
경제적인 조건이나 필요, 비교 없이 관계를 시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야.

일부러 만든 친구 관계에서 가장 애매하고 선을 잘 지켜야 되는 부분이
바로 이 점인데
아무리 어떤 목적이나 필요에 의해서 관계를 유지한다고 해도
그 관계에 직접적으로 돈이 개입되는 순간
'친구'라는 이름으로 유지하기는 힘들어.
솔직히 그냥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게
맞는거 같아.

그래서 나는
사회 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가
친구라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한계선이라고 생각해.
학교로 치면 대학교까지. 대학원도 아니야.
대학원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학생이라는 위치가 아니거든.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노예에게 의지와 자유는 용납되지 않잖아?

이런 관점에서 보면
대학교라는 교육 과정을 거치지 않거나
다른 쪽으로 이른 시기에 경로를 정해서 대학교를 가지 않는 사람들은
아쉽지만 내 혼자 생각에
친구 관계에서는 중요한 시기를 포기한다고 생각해.
특히나 대학교 생활은 친구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 뿐만 아니라
복잡하고 무분별했던 친구 관계를
내가 이야기 한 두 가지 형태의 관계로 나누고 확립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거든.

요즘은 유치원도 포함해서
초, 중, 고등학교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적어도 1년,
항상 봐야되고 함께 생활해야되는
나이가 같거나 비슷한 사람들을 정해주고
시간과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어줘.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친구 관계를 경험하기는
오히려 가장 수월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일부러 만드는 친구 관계는
경험하거나 시도하기 어려워.
그리고 그런 의도적인 관계를 시도하거나 그런 면이 드러나면
굉장한 거부감을 보이는 시기야.

그 시기 때 사람들(학생들이겠지) 성향이 대부분
아직 다듬어지지 않아서 극단적으로 주변을 판단하기 때문에
서로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한다는 의미를
이용한다로 받아들이고
이런 오해가 발생하면 같은 집단에서의 루머 전달 속도가
성인은 예상할 수도 없을 만큼 빠르기 때문에
당사자가 고립되는 속도가
이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는 속도를 훨씬 앞질러.

그렇기 때문에
저 시기에는 친구 관계를 구분한다는 의식을 갖기 보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친구라는 관계를 맺는게 중요해.
고민은 하되 계산은 하면 안된다는거지.

그리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
학교와는 다른 마음 가짐으로 관계를 봐야하는데
경제 활동과 직장이라는 시스템 안에서 만난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될 때는
절대 관계를 '친구'라는 범주로 생각하면 안돼.
간단하게 말해서, 뒤에서 다시 이야기 하겠지만,
직장에 친구는 없어.

그럼 결국 친구라는 관계는
직장 생활을 시작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이 관계를 시작하든 만들든 해야되고
이왕이면 어느 정도 두 가지 친구 관계로 구분하고 확립까지 해놔야 된다는 결론이 나와.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강제성과 자율성이
적절하게 복합되어 있어서
스스로 '선택'을 하고 이 선택에 의해서
자신의 인생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장소인 대학교는
친구 관계의 발전과 유지 측면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대학교는 일정한 틀 안에서 자율성을 가지고 있어.
강의 중에 꼭 들어야 되는 강의가 있지만
언제 듣는지 까지 정해지는 경우는 없고
전공 외 강의처럼 다른 전공자들과 함께 강의를 듣거나
전공 강의라도 안듣고 졸업할 수도 있어.

이렇게 강의 선택의 폭이 존재하기 때문에
앞선 교육과정처럼
무조건 함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힘들어.
거기다가 대학교는 연령의 차이가 존재하기도 하고.

바로 이런 환경 때문에
일부러 만든 친구 관계를 본격적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거야.

가장 간단한 예는
선배 중에 과제를 잘하는 선배가 있어. 아니면
족보라고 하는 시험 대비 자료를 가진 선배나 동기가 있어.
근데 마주칠 기회가 거의 없어.
어떻게 해야 돼?
친하게 지내야 돼. 그렇다고 저 이유를 오픈할 수 있어?
나 족보 필요해서 그러는데 친구하자, 라고 하면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상황이 처음 발생하는 거야.
이제 목적에 따라
내가 필요한 사람과 나의 연결이 아주 희미해서
이 희미한 연결점으로
관계를 발전시켜야되는 거지.
희미한 연결점은 같은 학과라든지, 동아리라든지 등 등, 으로
인사를 하거나 뭔가 짧은 대화는 할 수 있는 그 정도라고 보면 돼.

그리고 다행히
대학생들은 그 누구도
혼자 점심 먹고 싶지 않고
혼자 강의 듣고 싶지 않고
혼자 도서관 가서 공부하고 싶지 않거든.

그래서 서로 관계를 맺는다는 행동,
특히나 친구라는 관계에는 굉장히 오픈되어 있어.

친구 관계를 맺는데 이것보다 완벽한 장소가 어디있겠어.
목적도 있고
그 목적을 위한 상황도 완벽한거지.

이렇게 대학교에서 관계를 시작하기는 굉장히 쉬워.
그리고 학년이 올라가고 대학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친구 관계를 맺고 유지해보고
상처도 받고 관계가 끊어지기도 하면서
친구라는 관계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될꺼고
그렇게 해야만 해.

가장 극적인 변화는 아마
대학교 이전의 관계와
대학교 이후의 관계에 대해
비교하고 구분하고 기준을 세우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
굉장히 다르거든, 같은 친구라도.

참고로
자세하게 다룰까 말까 고민이긴한데
대학교 생활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인간 관계들은
정말 갑작스럽고 자극적이기도 하고
온갖 문제들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나를 성숙하게 만들고 상대방을 이해하기 시작하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많이 위로도 받고 의지도 경험하게 만들어 줘.
양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 빈도도 잦아.
이런 시기는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어.

이렇게 대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라는 관계 자체의 부피를 최대한 늘리고
여러 경험을 쌓고 나면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졸업할 때.
이제까지 맺고 유지한 친구라는 관계를 모두 파악해서
일부러 만든 친구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친구로
구분하는 작업을 꼭 했으면 좋겠어.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
대학 생활과는 정말 차원이 다르게
바쁘고 정신없고 시간 관리 안되고
업무와 내 체력을 제외한 다른 것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는 생활을
한 동안 하게 될꺼야.

그리고 친구 관계를 이 때 나름의 기준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관리가 안돼.

졸업할 때 쯤이면
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친구이고
누가 일부러 만든 친구인지.
시작이 어땠었는지는 상관없이
현재 관계를 보고 판단을 내릴 수 있을거야.

간단하게 구분하는 기준을 공유하자면
우선 모임으로 알아서 묶인 친구 관계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생각해.
굳이 그 모임에 반감이 있지 않은 이상.
그 다음
1대1로 만나더라도 관계를 유지할 만큼
내 시간과 여유를 포기해도 괜찮은가? 라는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친구를 골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친구들 중에
물리적인 이유,
집이나 직장이 멀다든지, 해외로 나간다든지 등, 때문에
서로 1대1로 보기에는 시간적 공간적인 낭비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되는 상황에 놓인 친구들이 있다면
공통의 관심사를 고민해서 모임으로 묶는 것도 방법이야.

이렇게 하고 나면 많이는 안남을테고
이렇게 남은 친구들은 직접 판단해야겠지만
내 생각으로는 전부 연락처에서 삭제해도 괜찮아.

대학교 때 관계가 애매모호하면
직장 생활 하면서는 못본다고 봐야돼.
그런 친구들은 볼 시간도 여유도 없어.
그러니깐 깔끔하게 정리하는게
나중에 괜히 시간과 노력을 들이다가
더 중요한 친구 관계를 소홀히하게 되는 불상사를
줄일 수 있어.

이렇게 친구라는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 해봤어.
두 가지 종류의 친구 관계
그리고 친구라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한정된 시간.

친구는 정말 소중해.
친구가 없는 삶은 어떤 면에서는
부모가 없는 삶보다 더 상상이 안될 때도 있어.
물론 친구도 정말 친한 친구, 덜 친한 친구처럼
내 마음 속에 우선 순위가 있을 수 있지만
우선 순위랑 상관없이
친구 그 자체로써 이미
삶에 큰 선물이자 보람이라고 생각해.

그만큼 소중한 관계,
되는대로 라든가 고민 없이 바라보지 말고
내 기준이 아니더라도
나름의 기준을 고민해서
서로에게 더 도움이 되고
나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관계로 발전시키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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