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무척 많이 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아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세상의 아주 부분일 뿐이다. 지금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들이 전혀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많다. 학교에서 역사를 배우면서 옛날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시대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이제 시간도 좀나고 그래서 신문 또는 방송을 보면서 세상일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질만한 여유가 되었다. 그래서 세상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따라가보려 한다. 난 지금이 중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현재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 그런 당연한 관심을 지금에서야 다시 상기하고 무엇인가를 파악하려한 것은 이유가 있다. 학창시절 역사를 가르치던 한 선생님께서 당대사는 역사도 아니다라고 말씀했기 때문이다. 그러려니 하고 살았는데 그 선생님 말씀이 옳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요즘에야 들었기 때문이다. 공부도 할만큼 하고 세상경험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돌아가는 상황을 잘 모르겠다. 여기저기 벌어지는 일들을 서로 연결짓고 인과관계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사람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시대를 제일 모른다는 말이 생각났다.
얼마전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사피엔스라는 책을 쓴 유발 하라리는 당대사 인식의 문제를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사실 그 시대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 다시말해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야말로 그 시대를 가장 모르는 사람들이다. 사후의 깨달음에 의해 필연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정작 그 시대에는 전혀 명백하지 않은 일이었다."(사피엔스 p. 338-339)
정말 그런 것 같다. 아마 사람들이 오늘날 자기가 살고 있는 세상을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지금처럼 서로 싸우지 않을 것이다. 문제를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대책도 분명할 것이고 네가 옳다 내가 옳다 싸울 여지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싸우고 갈등하고 있는 것은 지금 살고 있는 세계를 잘모르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리하여 시간 여유가 있는 요즘. 이런 저런 일들을 하나씩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것은 순전히 나를 위한 일이지만 혹시 이글을 보는 사람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우리 모두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떠돌이 아닌가? 아마도 지금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둥지를 잃어버린 새처럼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것 같다. 그래서 난 스스로를 방황하는 방랑자라고 생각한다. 평생을 살면서 정신적 안식을 느낄 수 없는 불안한시대에 우리는 같이 살고 있다. 동시대인들에 대한 연민의 정을 느끼며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이리저리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