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시간이 가까워진 지하철에는
이 나라의 얼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그네들의 얼굴을 보며 오만 가지 상상을 다 해 봅니다.
서로 얼굴을 비비는 커플들은 이 나라의 미래요
얼큰하게 취하신 어르신들은 이 나라의 과거라.
오호 통재라. 그러하면 텅 빈 자리들에 앉은 우리네 청춘들이 이 나라의 현재가 될 것인데
고된 노동으로 앉은자리에서 뻗은 이 청년이 이 나라의 현재라 함은 너무나 슬픈 일이고
막차 시간까지 사람들의 온정에 기대에 종이짝을 돌리는 장애 가진 청년이 이 나라의 현실이라 하면 그것은 너무나 아픈 일이 될 것인데
그렇다면 술에 취해 여기가 어디인지 나는 누구인지도 모모르는 내가 이 나라의 현실이란 말인가
나랏님 말장난에 하루아침에 흑두루미가 되었다 백두루미 되는 내가 이 나라의 현실이란 말인가
아니다 되었다 이런 현실은 이제 되었다
이런 투기꾼은 이 세상을 헤쳐갈 준비가 안 되었다고 전해라
몸뚱아리는 이 한 많은 지하철에
정신은 취중에 저 너머 달나라에 놓고
오늘 아침까지 달콤한 꿈에 취했다가
저녁이 되어 푸르른 술에 몸 적시고
세상을 떠돌다 잠들었노라고 전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