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5시 반에 기상하여 호텔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데 유달리 올리브요리가 많이 보였는데 사실 집에도 있는 음식이었으나 유리병을 개봉조차 하지 않고 있었던 바로 그 음식이었다. 먹어보니 특별한 맛은 없으나 건강식이라고 해서 제법 먹었는데, 요큐르트가 있으면 같이 넣어 먹으면 먹을 만하다. 빵을 잘라 버터를 바르고 스프와 계란을 곁들여 나름 푸짐하게 먹고는 다시 짐을 가지고 로비에 모였다. 9일의 일정 중에 한 호텔에서 2박을 하는 경우가 없을 정도로 강행군을 해야 하는 관계로 체력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으로 찾은 곳은 그랜드 바자르 (한국말로는 굉장히 튼 시장)로 우리로 따지면 동대문 시장과 이태원을 반반 섞어 좋은 듯한 느낌이다. 이른 아침이라 시장 가게 중에 태반이 문을 열지 않았지만 제법 사람들이 많다. 이름 그대로 오스만 제국 시대에 건설된 터키 최대의 재래시장으로 한 때 실크로드의 끝으로 명성을 날릴 때는 약 4,000개의 가게가 미로처럼 얽혀있었다고 한다.
이 곳은 여행에 꼭 필요한 터키의 리라화로의 환전과 간단한 기념품을 살 수 있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날수 있는 양탄자, 알라딘의 램프 가게, 액운을 막아준다는 사람 눈동자 문양의 나자르 본주, 호불호가 나뉘는 건강식 로쿰 (Turkish delight 라는 명판을 찾으면 된다. 처음에는 조금만 사서 입맛을 타진해보는 것이 좋다. 입에 맞는 분들은 이후 가는 곳마다 쉽게 살 수 있다) 등을 사 볼 수 있다. 우리는 짧은 시간을 쪼개어 전통의상 체험장을 선택했다. 의상을 2벌 선택해서 모자와 칼을 들고자리에 않으면 사진을 마구 찍고 1장에 10리라 라고 한다. 머뭇대니까 갑자기 전부 다 사면 50리라에 해준다고 한다. 알뜰한 우리는 꼭 필요한 3장만 현상을 해서 가지고 나왔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톱카프 궁전에도 전통의상 체험장이 있으니 필요하신 분은 2곳 중에 여유있는 일정 (15분 정도 소요)이 허락된다면 해보길 권장한다.
다시 버스에 올라 다음 목적지인 오스만 제국 시대의 건물들은 볼 수 있는 베이파자르로 이동한다. 예상 시간은 버스로 약 4시간으로 중간에 점심을 먹고 이동했는데 터키 여행의 이동시간은 보통 버스로 6~8시간은 예사이므로 화장실은 중간 중간 휴게소, 식당에 도착할 때마다 가는 것이 좋다. 중간 휴게소에서 별다방을 만났다. 기쁜 마음에 카푸치노 한잔 마시면서 보니 이곳 사람들은 석류를 그 자리에서 바로 짜주는 석류주스와 홍차를 즐겨 마신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후에 도착한 베이파자르, 한마디로 오래된 주거지인데 마을 중앙에 튼 당근 2개가 마을의 상징으로 서있다. 농업이 주요 산업인 터키에서도 잣과 당근이 유명한 곳이라 하니, 당근주스 한 잔은 해보아야 했다. 하지만 잣은 꼭 먹어보고 사길 권하는데, 이유는 오래되서 텁텁한 것도 있고 일부 중국산이 있어서이다. 마을 뒤쪽으로 가면 성벽이 있고 이를 타고 오르니 마을이 한 눈에 보인다. 가능 도중에 시장에서 우리의 순대와 똑같이 생긴 음식을 보았는데, 감히 먹어보지는 못했다. 2시간 정도를 머무른 다음 또 1시간을 달려 유스호스텔처럼 생긴 호텔에서 저녁을 먹고 조금 일찍인 저녁 8시에 객실로 들어왔다. 내일은 총 장장 10시간을 달려야 하는 힘든 코스라는 가이드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컵라면 하나와 봉지 김치로 멀리 있는 조국의 맛을 즐기고 그날 찍은 사진을 정리한 다음 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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