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치곡” 장
其次致曲 曲能有誠 (기차치곡 곡능유성) 誠則形 形則著 (성즉형 형즉저)
그 다음은 한 쪽을 지극히 함이니, 한 쪽을 지극히 하면 능히 성실할 수 있다.
著則明 明則動 (저즉명 명즉동) 動則變 變則化 (동즉변 변즉화)
성실하면 나타나고 더욱 드러나고, 더욱 드러나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감동시키고, 감동시키면 변하고, 변하면 화할 수 있으니,
唯天下至誠 爲能化 (유천하지성 위능화)
오직 천하(天下)에 지극히 성실한 분이어야 능히 화(化)할 수 있다.
뭔가 어렴풋하게 “어? 이거 나 아는 뭔가와 비슷해”라는 생각이 드나요?
네, 이글은 “기차치곡” 으로 시작하는 장으로 공자의 손자인 자사의 글로 우리나라와 나아가서 동양철학의 근본인 “중용”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한 가지 일에 성실하면 능히 무엇인가가 될 수 있다 는 내용입니다.
마치 기계의 초기 작동 manual처럼 선행하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계단을 올라가고 맨 위칸으로 가듯 또는 시침을 돌리기 위한 수많은 톱니바퀴 마냥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조심조심 하나의 과정이라도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할 것 같은 부담이 생기는 글입니다.
자, 그럼 아래를 한번 읽어보세요.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네, 바로 영화 “역린”에서 정조 (현빈 분)의 신임을 받는 상책 (정재영 분, 극중 아명 갑수)이 풀어놓는 중용23장의 내용으로 관료들의 공부하지 않음을 대신 꾸짖는 부분에서 나오죠.
위의 정석적인 풀이와 영화에 나오는 풀이가 약간은 다르며 그 중에 가장 큰 차이는 “생육된다” 입니다. 방금 인터넷에 물어보니 생육하다 란 “생물이 나서 길러지다”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갑수의 입에서 들으니 더욱 그 가여움이 커집니다.
마지막을 향해가는 영화의 전개에서 정조는 갑수가 자기를 암살하기 위해 생육된 살수임을 알게 되고 “언제였습니까? 나를 살리려 한건...?” 라고 묻습니다. 그리 철저하게 생육된 갑수를 돌아서게 만든 것은 정조의 지극한 정성이 겉으로 드러나고 겉에 배어 나와 하나의 빛이 되어 갑수를 감동시켰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어느덧 제 책상에 이 글을 붙여 둔 지도 4년이 되어 가니, 자연스레 눈에도 익고 자주 읽어 본 탓에 어느 정도는 외우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라는 정의인데, 어떻습니까? 오늘 하루 그 정성을 쏟을 곳을 찾아보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