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5
비가 와서 집에 습기가 가득하다.
오랜만에 어머니와 산책을 나갔다가 보름달을 보고 왔다.
힘들 땐 누군가에게 내가 힘들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것 같다.
어머니와 요즘 내가 처한 트라우마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어머니 역시 그 투신자살의 목격자였고 처음에 나보다 더 놀랐었는데
[그 사건후 몇주 동안은 산책 루트 중에 그 길로는 가지 말자고 했었을 정도 ]
나보고 영화 속의 한 장면이라고 생각하라면서 빨리 털라고 하셨다.
지난 겨울에 머리에 찬 바람을 쎄지 말라고 침대 머리를 문 방향으로 옮겼고, [즉 침대에 누워 있으면 창문, 베란다가 보이는] 높은 의자와 책상 때문에 그런 부정적인 생각이 자꾸 든다는 이야기를 했다.
한번 다시 병원에 들려서 상담을 받을까 고민중이라고...., 어머니는 내가 정신과에 가 약을 받는 것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이시다. 어머니의 친한 친구가 학창시절부터 우울증으로 크게 고생했고, 지금도 고생하고 있어서 더 그렇다.
한바퀴 돌고나서 어머니는 힘들다고 돌아가셨고, 나는 코스를 따라 한바퀴 뛰었다. 달리기를 하면 처음엔 힘들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뛸만하다. 그 점을 dead point 라 하고 그 이후 일종의 엔돌핀이 많이 분비되는 그 기간을 running high 라고 하는데, 요즘 sugar project 덕분에 몸이 많이 가벼워져 뛸맛이 난다. 며칠 열심히 뛰어서 일까 발바닥이 물집 투성이다. 발이 아플 때 까지 뛰다가, 절뚝 거리며 집에 들어왔다.
집에 들어오니, 어머니께서 내 방의 침대를 다시 예전처럼 바꾸었다. out of sight out of mind 라고 시야에서 멀어지면 그런 부정적인 생각이 줄어들 것이라고, 누워서 베란다가 보이는 것이 신경 쓰인다면 반대 방향으로 누워 베란다를 쳐다보지 않는 방향으로 가자고 하셨다.
그러면서 sugar project 도 좋지만 가끔은 단 음식도 먹자고, 허니 마카다미아 땅콩과 고구마 우유 한 팩을 사 놓으셨다. ㅋㅋㅋㅋ
예전 처럼 혼자, 외딴 곳에 살면서 혼자 고민했으면 또 약에 의지했을 텐데, 그래도 가족이 있어 버텨볼 힘이 난다. 어머니께서는 내 가족을 만들라는데, 내 한 몸 가늘기도 힘든데, 내 배우자나 자식을 과연 내가 잘 돌 볼 수 있을련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