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간이 무엇을 가져다줄까.

beonvoyage(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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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담임에게 수시모집 전후의 기간은 지옥 같다.

수시모집은 전형 종류와 그에 따른 지원 자격과 과년도 입시 결과가 천차만별이라서 입시 상담을 하기가 만만치 않다. 전형에 따라 교사 추천서도 써야 한다. 2,000자 가량의 글을 여러 편 쓰는 일이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또 자기소개서 지도도 해야 한다. 내용부터 표현과 맞춤법까지 지도하다 보면 맥이 빠진다. 그나마 담임인 경우는 그 수가 적지만 국어 선생님인 경우에는 자기소개서 지도를 받으려는 학생 수가 많다. 게다가 수시모집을 앞두고 1학기 생활기록부를 완성하고 오류 없이 점검해야 한다.

이번주는 이 많은 일들로 녹초가 되어 버렸다. 몸이 힘들 뿐만 아니라 정신도 멍하다. 모든 정보가 흐릿하게 들어온다. 앞으로 다가올 2주가 두렵다. 여유도 웃음도 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목이 쉬도록 일해야 하는 시간. 그것이 무엇을 가져다줄까. 합격을 들고 와서 환하게 웃는 학생의 모습이 첫째일 것이고,내가 그 학생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데서 오는 도덕적 만족감이 둘째일 것이며, 힘든 시간을 겪은 뒤 좀 더 입시 지도에 전문성을 갖게 된 것이 셋째일 것이다.

수시모집이 끝난 후에는 술을 한잔하고 푹 쉬고 싶다. 그때까지는 고삐를 더 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