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에 관한 글을 써볼까 고민해봤습니다.
최근 읽은 책들을 좀 돌이켜봤는데, 다 재미없는 책들이 대부분이더군요.
그래서 조금 오래 전으로 시간을 돌려봤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당장 떠오르더군요. 독후감이라기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작가를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영도라는 작가입니다. 환상 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익숙한 이름일 겁니다.
오랜 기간 네크로맨서로 불렸고 많은 좀비떼를 몰고 다녔죠.
(PC통신 시절 새벽에 주로 글을 올렸기에 팬들이 잠을 못자고 기다렸다고 해서 붙게 된 별칭 아닌 별칭입니다.^^;)
이영도는 모르더라도 <드래곤 라자>는 아마 들어보셨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 환상문학 초창기를 주름잡았던 작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금도 수많은 팬들이 기약없는 신작을 기다리고 있죠.ㅠㅠ
이영도가 쓴 여러 작품이 있지만 제가 오늘 소개해드릴 소설은 <그림자 자국>입니다.
개인적으로 이영도 작가 작품 중에 가장 완성도가 높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로 장편을 많이 쓴 작가이고 작품 초기에는 문체도 다듬어지지 않은 면이 꽤 있었는데요.
이 작품이 제가 알기론 이영도가 쓴 가장 최신의 장편(그래봤자 2008년작)입니다. 장편이지만 한 권이고요.
문장이 정돈됐고 다른 소설에 비해 비교적 짧은 장편이기에 구성도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이영도 특유의 위트와 철학은 고스란히 담겼고요.
<드래곤 라자>라는 장편 소설의 1000년 뒤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드래곤 라자 10주년을 기념하는 소설로 출판됐습니다.
드래곤 라자를 좋아하셨던 분이라면 반가울 인물이 실제로 혹은 이름만 등장합니다.
드래곤과 인간의 대결이라는 큰 줄기 아래에 '예언자'라는 독특한 인물이 등장해 다른 소설과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다보니 칭찬 일색으로 글이 흘러갈 수밖에 없네요.^^;
마지막으로 제가 <그림자 자국>을 읽으면서 인상 깊었던 몇 문장을 전해드리겠습니다.
화자
예언자는 그녀의 등에다 대고 말했죠. ‘나의 내일로 너의 내일을 사고 싶어.’
그래서 왕비는 예언자의 등에 손가락으로 썼지요. ‘오늘은 덤으로 주지.’
이루릴 세레니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건 당신의 신조가 아니에요."
왕지네
"조심성 부족으로 태어났든, 불륜이나 강간의 결과로 태어났든, 아니면 너 같이 좀 특별한 경우든 상관없어. 죽을 때까지 살기도 바쁜데 태어나기도 전의 일을 왜 신경 쓰니? 태어났으면 신나게 살다가 미련 없이 가면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