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 또는 우승자를 가리는 마지막 겨룸’을 일러 ‘결선’이라 하는 까닭은 ‘決選’의 속뜻에 그 힌트가 있으니...
決자는 氵(물 수)와 夬(터놓을 쾌)가 조합된 것으로 ‘(막혔던 물을 터놓아) 콸콸 흐르다’(gush out)가 본뜻인데, ‘터뜨리다’(burst) ‘판단하다’(decide) 등으로도 쓰인다.
選자는 ‘(적임자를) 뽑아서 보내다’(dispatch; send)는 뜻을 위해서 고안된 것이니 ‘길갈 착’(辶=辵)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단상 위에 무릎을 꿇고 공손하게 앉아 있는 두 사람을 본뜬 巽(손)도 의미요소로 쓰인 것이다. 후에 ‘뽑다’(choose) ‘가리다’(select) 등의 뜻도 이것으로 나타냈다.
決選은 ‘당선자(當選者)를 최종 결정(決定)함’이 속뜻이다. 인재를 선발하고 등용함에 있어 나이순으로 하면 어떨까? 연공서열(年功序列)에 따라 했다가 낭패를 당한 일이 많았기 때문인지 다음과 같은 옛말이 전한다.
“선비를 선발하고 유능한 자를 등용함에 있어,
나이 많고 적음에 구애되지 말아야 한다.”
(選士用能, 不拘長幼 - ‘三國志’).
汽 船
*수증기 기(水-7획, 5급)
*배 선(舟-11획, 5급)
‘난파선의 선원들은 지나가던 기선에 의해 구조되었다’의 ‘기선’을 ‘汽船’이라 쓸 수 있다면 우리말 한자어 실력이 대단한 셈이다. ‘汽船’이란 두 글자를 야금야금 뜯어보자.
汽자는 ‘수증기’(water vapor) ‘김’(steam)을 뜻하기 위해서 ‘물 수’(水)와 气(기운 기)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물론, 气는 발음요소를 겸한다고 볼 수도 있다.
船자는 의미요소(舟․배 주)의 의미와 완전히 일치하는 희귀한 예다. 오른쪽의 것은 鉛(납 연)의 생략형으로 발음요소로 쓰였다는 설이 있다. 수상 운송 수단인 ‘배’(a vessel; a ship)를 총칭하는 것으로 널리 쓰인다.
汽船은 ‘증기[汽] 기관을 동력으로 하여 항해하는 배[船]’를 말한다. 차와 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답은, 길이 있어야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 길에서나 다 잘 달릴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길도 길 나름이다. 다음 중국 속담을 잘 음미해 보자.
“차는 찻길이 있어야 하고,
배는 뱃길이 있어야 한다.”
(車有車路, 船有船路).
法 院
*법 법(水-8획, 5급)
*집 원(阜-10획, 5급)
‘교통법 위반 혐의로 법원 출두 명령을 받았다’의 ‘법원’은 ‘法院’이라 써봐야 분석이 가능하고 뜻을 찾아내기 쉽다.
法자가 원래에는 ‘水+廌+去’의 복잡한 구조였는데, 쓰기 편함을 위해서 간략하게 고쳐졌다. 죄악을 제거[去]함에 있어 수면[水]같이 공평무사하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이 ‘法’이라고 생각하였나 보다. ‘형벌’(a punishment) ‘법률’(the law) ‘방법’(a method) ‘가르침’(teaching) 등의 뜻으로도 쓰인다.
院자는 ‘(언덕처럼 높은) 담’(a wall)이란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으니 ‘언덕 부’(阜→阝)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完(완전할 완)은 발음요소였다. 후에 ‘(높은 담장이 있는) 커다란 집’(a grand house)이나 ‘관청’ 등으로 확대 사용됐다.
法院은 ‘사법권(司法權)을 가진 국가 기관[院]’을 말한다. 공정한 법 집행에 가장 큰 걸림돌은 뭘까? 아마 ‘사사로운 정(情)’일 것 같다. 법가(法家)의 대표였던 한비자의 증언을 귀담아 들어 보자.
“사(私)를 따르면 어지럽고,
법(法)을 따르면 다스려진다.”
(道私者亂, 道法者治 - 韓非子).